부산시가 내년부터 옥상 물탱크(저수조)를 단계적으로 철거하고 건물에 수돗물을 직접 공급하는 등 정수장에서 생산된 수돗물을 마지막 수도꼭지까지 맑고 안전하게 공급하는 ‘수돗물 음용율 향상 종합계획’을 내놨다.
서병수(사진) 부산시장은 20일 “오는 2017년을 ‘부산형 물복지 순수시대’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서 시장은 이날 오후 2시30분 시청사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하고 건강한 물을 제공하는 것이 시민복지의 기본이라는 신념으로 수돗물의 품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려는 것”이라며 ‘부산형 물복지 순수시대’를 선포한 배경을 설명했다.
부산 지역 어디서나 고품질의 수돗물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서 시장은 “병입 수돗물 ‘순수365’와 기장해수담수화 수돗물은 WHO 산하 국제위생재단, NSF의 까다로운 수질 검사를 통과하는 등 부산의 수돗물은 국제적으로 입증된 수질을 자랑하고 있다”며 “2017년부터 수돗물 공급과정에서 노후화된 수도관과 물탱크 등 불안요소들을 제거하는 사업을 선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 말했다.
최근 부산시민 400명을 대상으로 한 ‘2016 부산시민 수돗물 인식조사’에서 수돗물 음용률은 53% 정도로 전국 평균과 비슷하게 집계됐다.
하지만 수돗물을 믿고 마시지 못하는 이유로 원수에 대한 막연한 불안, 정수기술에 대한 인식 미흡, 노후관 등 급수과정에 대한 불안 등 취수원에서 각 가정의 수도꼭지로 가는 전 과정에 걸쳐 나타났다.
이 중에서 노후화된 수도관과 물탱크로 가정의 녹슨 수도관에서 나오는 녹물이나 물탱크에서 오염된 물을 경험한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가장 큰 이유로 조사됐다.
서 시장은 이 같은 불안을 불식시키고 음용률을 높이기 위해 “총 600억 원을 투입해 7대 추진사업을 벌인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먼저 과거 설치됐던 도시의 급수관과 배·송수관 등 노후 상수도관을 교체하거나 개선하는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염이나 누수로 인한 피해를 미리 방지하고 물자원의 효율적인 관리로 상수도 생산원가를 절감한다는 복안이다.
1,000km가 넘는 부산의 상수도관 개량사업은 지난 2011년부터 시작돼 2020년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내년에는 보다 적극적인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130km 가량의 상수도관 정비를 위해 4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10개년 사업의 82% 완성률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도시의 상수도관과 연결된 주택 내 수도관 교체 개선 지원사업도 벌인다.
상수도관이 아무리 깨끗하더라도 각 주택 내에서 보유하고 있는 수도관이 오래돼 녹슬거나 부패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녹물 등 오염된 물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부산시는 37만5,000 가구의 주택을 대상으로 교체 또는 개선을 원하는 시민들에게 공사비용 대부분을 지원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우선 차상위계층과 저소득층 위주로 지원할 계획이다.
수도관 내시경 진단과 물탱크 철거사업, 관끝을 다른 관에 연결해 수돗물이 멈추지 않고 계속 순환하게 하는 블록 시스템도 구축한다.
누수, 물소비량 증가 등 에너지 낭비의 큰 요인으로 꼽히는 사하구 다대동 같은 저지대의 수압을 적정하게 유지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기존 ‘음수대’를 대신해 참신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도입한 ‘급수조형물’도 부산 곳곳에 설치할 계획이다.
행정주도형 수돗물 정책에서 시민 참여형으로 전환하기 위해 내년부터 수돗물 시민 평가단 137명을 뽑아 운영할 계획이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