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정계복귀 손학규, 더민주 탈당

국민의당 아닌 3지대행

정치지형 더 복잡해질듯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정계복귀 기자회견을 마친 뒤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연합뉴스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정계복귀 기자회견을 마친 뒤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연합뉴스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20일 정계복귀를 선언하며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지난 2014년 7월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전라남도 강진으로 떠난 지 2년2개월 만이다. 송민순 회고록 논란으로 문재인 전 대표의 입지가 흔들린 틈을 타 ‘대체자’로서 나섰다는 게 정치권 대다수의 평가다. 손 전 고문이 더민주를 탈당하고 국민의당이 아닌 독자적인 제3지대행을 선언하면서 정치지형은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손 전 고문은 정계복귀 일성으로 ‘개헌’을 강조하고 나섰다. 손 전 고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7년 헌법체제가 만든 6공화국은 그 명운을 다했다. 6공화국 체제에서는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더 이상 나라를 끌고 갈 수가 없다”며 “7공화국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침체된 개헌 논의의 불을 댕기며 정계복귀의 명분으로 삼고 야권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를 제외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 후발주자들과 연대를 모색한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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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전 고문은 “대한민국 경제는 지금 성장 엔진이 꺼졌다”면서 “정치와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새판짜기에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기득권을 내려놓는다는 차원에서다. 그는 “국회의원, 장관, 도지사, 당 대표를 하면서 얻은 모든 기득권을 버리겠다”며 “당적도 버리겠다. 꼭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도 없다. 6공화국의 대통령이 되는 것이 저한테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질곡의 역사를 겪으면서도 세계사에 유례없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달성한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자부심만 남기고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며 “국민 여러분, 모든 것을 내려놓아 텅 빈 제 등에 짐을 얹어달라”고 주장했다.

손 전 고문의 탈당으로 10명 남짓한 손학규계의 동반 탈당 여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3선인 이찬열 더민주 의원은 기자와 만나 “저는 손학규 대표를 보고 국회에 들어왔다”며 “따라갈 것이다. 시점은 정해져 있다. 상황이 긴박하다”고 말했다. 강훈식 의원 등도 탈당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규모 탈당은 아직 단정하기 이르다. 양승조 의원은 “손학규 전 대표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달라”며 의원들이 탈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전 고문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국민의당은 선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 전 고문 측 관계자는 “손 전 고문이 국민의당으로 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당에 있는 손 전 고문 관계자들이 손 전 고문이 계신 곳으로 나오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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