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그냥 좋은 장면은 없다>사각감옥,원형홀…이유가 있다

■그냥 좋은 장면은 없다

신승윤 지음, 효형출판 펴냄



빈센트 반 고흐가 1890년에 그린 ‘운동하는 죄수들’이라는 작품이 있다. 사각의 감옥에 갇힌 죄수들이 원형으로 뱅뱅 돌면서 운동하는 그림으로, 화면 가운데 선 남성의 빤히 쳐다보는 눈빛은 보는 이의 마음까지 답답하게 만든다. 이처럼 감옥은 사각형이다. 사각형은 안정감 있는 형태지만 가두려는 성질이 있다. 영화 ‘식스 센스’에서 공포에 갇힌 주인공 콜은 주로 사각 구도 안에서 등장했다. 반면 원형은 포용력을 내포한 아늑한 느낌을 준다. 영화 ‘여인의 향기’에서 주인공 프랭크는 원형의 홀을 누비며 탱고를 추었고 장면 자체로 생명력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했다. 앞에 언급한 반고흐의 그림에서 죄수들이 ‘원형’으로 도는 것 또한 살고자 한 몸부림이었을까?


신간 ‘그냥 좋은 장면은 없다’는 마음을 움직이는 시각코드의 원리 20가지를 영화와 미술 등의 사례를 들어 보여준다. 저자는 영화 ‘레옹’에서 울부짖는 마틸다에게 레옹이 현관문을 열어주게 된 이유는 그 애절한 눈빛 때문이 아니라 그녀 뒤로 길게 드리운 복도가 형성한 투시원근법의 효과였다고 분석한다. 비슷한 구도는 아동구호 캠페인에서도 호소력을 발휘했다. ‘왠지 그냥 좋아 보인다’는 기분 뒤에는 본능을 파고든 선·모양·공간·명암·리듬 같은 시각효과의 작용이 있었던 것이다. 1만5,000원

관련기사



빈센트 반 고흐 ‘운동하는 죄수들’ /사진출처=구글이미지빈센트 반 고흐 ‘운동하는 죄수들’ /사진출처=구글이미지


조상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