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역세권 청년주택'은 중산층用?

서울시, 주택기금 지원 받기 위해

'뉴스테이' 이름 붙이며 사업 추진

청년 주택과 맞지 않다는 지적

서울시가 청년 주거문제 해결과 도심 활성화를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역세권 청년주택’ 정책의 정체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청년들이 거주하기에는 임대료가 너무 비쌀 것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서울시가 지금까지 사용하지 않았던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하면서 역세권 청년주택이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중산층을 위한 임대주택인 뉴스테이와 역세권 청년주택은 정책의 출발점과 목표가 다르기 때문이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일 용산구 한강로 2가에 들어서는 역세권 청년주택 공급촉진지구 지정안을 조건부 가결로 통과시켰다고 밝히면서 역세권 청년주택이 뉴스테이이자 행복주택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가 역세권 청년주택에 뉴스테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가 역세권 청년주택에 그간 사용하지 않았던 뉴스테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정책 추진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함으로 보인다. 한 예로 서울시는 그간 역세권 청년임대주택도 뉴스테이와 마찬가지로 주택도시기금으로부터 출자와 융자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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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국토부의 입장은 서울시와 다소 차이가 있었다. 국토부 뉴스테이정책과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민간임대주택과 관련된 예산을 국회에 요구할 때 뉴스테이라는 이름으로 받는다”며 “뉴스테이는 단순한 브랜드명이 아닌 법적 용어이기 때문에 서울시가 추진하는 역세권 청년주택에 기금이 투입되기 위해서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마찬가지로 뉴스테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서울시가 역세권 청년주택에 뉴스테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주택도시기금 지원 검토 대상이 아예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번에 서울시가 뉴스테이라는 용어를 사용함에 따라 향후 서울시가 추진하는 역세권 청년주택에도 기금이 투입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다만 청년임대주택의 정체성을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애초에 민간이 공급하는 임대주택에 공공적 성격의 청년 임대주택을 끼워 넣은 것이 무리라는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승수 서울시 역세권사업팀장은 “고가 임대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잘 알고 있으며, 정책 취지에 맞게 임대료를 책정하기 위해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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