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낮에는 농사, 밤에는 도박…'주경야도' 일가족 구속

낮에 농사를 짓는 척하며 밤에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거액을 챙긴 일가족이 집 앞에 설치한 CCTV(빨간 선 안)./부산경찰청 제공=연합뉴스낮에 농사를 짓는 척하며 밤에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거액을 챙긴 일가족이 집 앞에 설치한 CCTV(빨간 선 안)./부산경찰청 제공=연합뉴스


낮에는 농사를 짓고 밤에는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일가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4일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류모(45)씨와 류씨의 아내 박모(44·여)씨를 구속하고 박씨의 큰 아들 김모씨(27)씨 부부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또 현역 군인인 작은 아들 김모(21)씨는 군 헌병대로 넘겼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경북 구미 외곽의 한 농가에 관리 컴퓨터를 들여놓고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실혼 관계인 류씨 부부는 주변의 의심을 피해 해외 도박사이트를 운영하기 위해 구미시 외곽에 있는 허름한 농가를 사들였다.

밤에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거액을 챙긴 일가족이 낮에 농사를 지어 수확한 호박./부산경찰청 제공=연합뉴스밤에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거액을 챙긴 일가족이 낮에 농사를 지어 수확한 호박./부산경찰청 제공=연합뉴스


이들은 호박 농사 등을 지으며 마치 귀농을 한것처럼 눈속임했다. 실제로 경찰이 현장을 덮쳤을 당시 이들의 승용차 트렁크에는 수확한 호박이 가득 실려 있었다. 이들은 밤이 되면 시골집에 있는 관리 컴퓨터를 켜고 일가족이 교대로 전화를 받으며 사이트를 운영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게임물등급위원회에서 정상적인 게임물로 심의된 게임 사이트로 위장해 놓고 대포통장을 이용해 포인트와 현금을 환전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대포통장에 입금된 돈은 류씨와 군대에 있는 막내 아들 김씨 등이 전국을 돌며 인출했다. 1년 여 동안 이들이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오간 돈만 27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중 이들이 챙긴 돈은 15~27억원 정도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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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주변에는 CCTV 2대를 설치해 집 안에서 모니터를 보며 단속을 대비했다. 이들 가족은 사이트 운영 수익금으로 지난 9월 대구에 있는 5억원대의 빌딩을 계약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

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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