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직장인 ‘투잡族’



일본의 로토제약은 올해 초 ‘사외 챌린지 워크’라는 파격적인 제도를 도입했다. 입사 3년 차 이상의 직원들이 근무시간 이후나 휴일에 별도의 부업을 통해 경험도 쌓고 수입도 늘리도록 공식 허용한 것이다. 이 회사 경영진은 비영리단체(NPO) 등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남다른 리더십을 발휘하는 모습에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고 만족할 만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한다.


투잡은 수많은 직장인들의 영원한 꿈이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얼마 전 직장인 1,08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더니 73.8%가 투잡에 뛰어들 의사를 갖고 있다고 응답했을 정도다. 월급만으로 생활하기 빠듯한데다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는 탓이다. 문제는 부업을 하는 직장인들의 대다수가 이 사실을 회사에 숨긴다는 점이다. 부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업무에 소홀해 보인다거나 인사 평가에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몰래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적발되는 바람에 징계를 받거나 퇴사를 당하는 사례도 우리 주변에서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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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술혁신의 시대를 맞아 다양한 근로 방식을 도입하면 오히려 직원들의 창의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며 ‘부업 해금론’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보기술(IT) 발달로 개인 간 거래(C2C) 서비스나 크라우드 소싱이 활성화됨에 따라 시간이나 장소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직종을 활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자아실현을 위해 부업을 선택하는 직장인들이 많아지는 것도 투잡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일본 정부가 회사원이 부업이나 겸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기업에 촉구하는 새로운 지침을 마련한다는 소식이다. 부업을 하더라도 회사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는 것은 물론 과로에 시달리지 않도록 시간 관리규칙까지 담겠다는 것이다. 매일같이 일에 치여 사는 우리로서는 꿈같은 얘기일 것이다. 하지만 세상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지금이야말로 혁신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 싶다. /정상범 논설위원

정상범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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