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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 '트로이의 여인들', 판소리 본연의 아름다움에 집중.. 전쟁의 비통함 그린다(종합)

“창극의 무한도전을 시작했다.”

김성녀 예술감독의 인사말처럼,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의 프랑스 공연 성공에 이어 우리 창극이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24일 오전 10시 30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는 국립극장과 싱가포르예술축제가 공동제작하는 국립창극단 신작 ‘트로이의 여인들’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트로이의 여인들’은 2014년부터 시작한 작품 논의 단계부터 창극의 해외진출을 염두에 두고 국립극장과 싱가포르예술축제 간 공동제작으로 추진했다. 판소리를 바탕으로 한 음악극인 창극을 한국뿐 아니라 세계가 음악이라는 공통분모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배우 이소연이 24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 제작발표회에서 작품을 시연하고 있다./사진=오훈 기자배우 이소연이 24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 제작발표회에서 작품을 시연하고 있다./사진=오훈 기자


안호상 극장장은 “창극이 해외 제작진, 해외 축제와 공동으로 작품을 만드는 첫 번째 사례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해외 극장에서 공연한 사례는 있지만 해외의 제작진과 공동으로 작품을 만들어 해외에서 공연하는데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성녀 예술감독 역시 “최고의 스태프와 배우들이 창극의 비전을 위해서 함께 뛰고 있다. ‘변강쇠 점 찍고 옹녀’에 이어 또 한 번의 성공신화를 만들 거라 생각한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은 그리스-스파르타 연합군과의 십 년 전쟁에서 진 트로이 왕국을 배경으로, 왕비였던 헤큐바를 비롯해 트로이의 모든 여인들이 승전국 그리스로 노예로 글려가기 전 몇 시간 동안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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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테아트르 드 라빌,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 등 세계 주요 공연장과 축제에서 러브콜을 받아온 옹켕센이 연출을 맡았으며, 극본은 ‘벽속의 요정’, ‘열하일기만보’의 배삼식 작가가 맡았다. 작창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판소리의 거장 안숙선 명창이, 작곡 및 음악감독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인 정재일이 맡았다.

연출을 맡은 옹켕센은 “단순히 과거의 유산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판소리와 창극이 가지고 있는 순수한 본연의 모습을 찾으려 한다.”고 전하며, “몇 천 년 전의 영감으로 만들어진 텍스트를 지금의 창극 가창자들이 불러주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고 생각한다. 전통과 현대라는 양 극단에 있는 것을 통합해서 판소리 본연의 깊이를 전달하려 한다.”고 연출의도를 전했다.

창극 ‘아비. 방연’, ‘장화홍련’ 등에서 독보적인 카리스마와 연기력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금미가 헤큐바 역을 맡았으며, ‘변강쇠 점 찍고 옹녀’에서 옹녀 역을 맡았던 김지숙이 안드로마케 역으로 출연한다. 이외에도 여성이라는 원작의 설정과 다르게 무성의 존재로 설정한 헬레나 역은 김준수가 맡았으며, ‘오르페오전’ 애울, ‘배비장전’의 애랑 역을 맡았던 이소연이 카산드라로 분한다.

판소리 안에서 우리 말이 잘 전달될 수 있게 노력해 준 옹켕센 연출에게 감사인사를 전하며 말문을 연 김금미는 “국모로서 나라가 패망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비통한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그 감정에 몰입하기가 쉽지 않아서 집을 나왔다. 작품이 막을 내리는 순간까지 찢어질 것 같은 비통함으로 연기하고 싶다.”고 말하며 작품에 임하는 남다른 열정을 드러냈다.

한편,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은 오는 11월 11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세계초연을 올리고, 2017년 싱가포르예술축제에서 공연된다.

이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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