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화재현장서 맨발로 2층올라 여성 구출한 30대, 장관 표창 수여

50대 음식점 주인, 비명 듣고 배수관 타고 올라가 구조

국민안전처 장관 표창…익명의 시민도 함께 구조 나서

화재 현장에서 구조를 돕는 김기운(51)씨의 모습./출처=연합뉴스화재 현장에서 구조를 돕는 김기운(51)씨의 모습./출처=연합뉴스


화재 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맨발로 2층 건물을 기어올라 30대 여성을 구조한 의인이 국민안전처 장관 표창을 받는다.

25일 청주 서부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11시 15분께 청주시 서원구 성화동 모 4층 상가주택 2층 A(35·여)씨의 집에서 불이 났다. 불이 난 집에서는 쉴 새 없이 연기가 뿜어져 나왔고 주변은 순식간에 검은 연기로 뒤덮였다.

당시 A씨는 현관문으로 탈출하려다가 거센 불길에 가로막혀 집 안에 갇혔고 다급하게 “살려달라”고 소리쳤다. 이에 1층 음식점 주인 김기운(51)씨는 종업원으로부터 2층 집에 불이 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식당 밖으로 나와 상황을 살폈다.


상황을 파악한 김씨는 앞뒤 잴 겨를 없이 양말까지 벗고 바로 배수관을 타고 2층 건물에 올라 화재현장으로 다가갔다. 1층 식당 간판에 발을 딛고 있던 김씨는 A씨가 연기에 질식될 것을 우려해 일단 음식점 종업원에게서 물수건을 건네받아 A씨의 입과 코를 막는 등 본격적인 구조활동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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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A시를 창문 밖으로 꺼내려 했지만 혼자서는 여의치 않았고, 때마침 주변에 있던 신원 미상의 시민 1명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 시민도 망설임 없이 우수관을 타고 올라와 김씨를 도왔고, 두 의인은 안간힘을 써 불과 5~6분 만에 불길에 고립됐던 A씨를 창문 앞 화분 발코니로 끌어냈다.

이후 그들은 119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A씨를 안정시켰고,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원과 함께 A씨를 구조했다. 청주 서부소방서 우호돈 화재조사관은 “A씨는 집 밖으로 빠져나오자마자 정신을 잃었다”며 “이웃들이 물수건을 입과 코에 대주지 않았거나 안전하게 대피시키지 않았다면 큰일이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연기를 흡입하긴 했지만, 병원 치료를 받고 곧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용기 있는 행동으로 주민의 생명을 구한 김씨는 국민안전처 장관상 표창을 받게 됐다. 김씨는 “위급한 상황 앞에서 판단할 겨를도 없이 몸이 본능적으로 반응해 2층에 오르게 됐다”며 “그런 상황이 됐으면 누구나 나처럼 행동했을 것”이라고 겸손해했다.

그러면서 “함께 구조를 위해 힘쓰신 시민분은 구조활동을 펼친 뒤 홀연히 사라지셨는데 그분도 찾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재아인턴기자 leejaea555@sedaily.com

이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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