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우우우우웅.”
인천 송도에 있는 셀트리온 2공장 1층에 들어서자 옆 사람 얘기도 잘 안 들릴 정도의 굉음이 들려왔다.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한 뒤 이를 세척하기 위한 물을 만드는 정수기가 돌아가는 소리다. 2공장은 유럽과 미국에 나가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의 핵심 생산기지. 공장 천장과 벽면에는 석유화학 공장처럼 의약품이 지나가는 관이 미로처럼 얽혀 있다. 주인선 셀트리온 경영관리본부 과장은 “생산시설은 고온·고압의 물로 씻어내야 하는데 수돗물에는 산과 불순물이 많아 이를 정제하는 것”이라며 “램시마가 유럽에서 잘 팔리고 다음달 미국 판매도 앞두고 있어 최근에는 램시마 생산을 위해 수익성이 덜한 위탁생산물량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25일 찾은 송도 셀트리온 2공장은 다음달 램시마의 미국 출시를 앞두고 있어서인지 분주했다. 다국적 제약사 얀센의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복제약)인 램시마는 이미 유럽에서 레미케이드 시장을 40%나 잠식했다. 다음달부터는 45억달러(지난해 기준) 규모의 미국 레미케이드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실제 셀트리온은 램시마의 미국과 유럽 물량 생산에 여념이 없었다. 공장 3층에 있는 바이오리액터(배양기)실에서는 직원들이 기계 눈금과 작동 여부를 점검하고 있었다. 배양기에서는 동물세포를 기반으로 한 세포주에 먹이를 줘 세포주를 키운다. 세포주는 먹이를 먹고 항체(약)를 뱉어낸다. 2공장의 배양기는 총 5단계로 돼 있는데 천수답처럼 가장 윗단의 작은 배양기에서부터 시작해 점차 큰 곳으로 내려가는 구조다.
2공장도 다른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처럼 365일 24시간 돌아간다. 최근 램시마 누적 수출금액이 1조원을 넘었지만 향후 미국 물량을 대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게 셀트리온의 설명이다. 특히 최근에는 위탁생산의 경우 수익이 높지 않으면 잘 받지 않는다. 램시마 같은 자사 제품 생산에 주력하기 위해서다. 현재 셀트리온은 5만ℓ 규모의 1공장과 9만ℓ 규모의 2공장이 있다. 셀트리온 측은 “미리 생산해놓은 재고분이 있는데다 1·2공장의 생산능력을 감안하면 미국 판매량이 늘어나더라도 충분히 공급 가능하다”고 전했다.
바이오리액터실에만 근무인력이 일부 보일 뿐 자동화로 공장 내부에서는 생산인력을 찾기 힘들다. 지난해 말 기준 임직원 1,121명 가운데 생산인력은 250여명 수준이다. 1일 3교대임을 감안하면 낮 시간에 일하는 이들은 더 적다. 액체 상태로 생산된 의약품을 가루로 동결건조하는 과정까지 자동화돼 있다.
증설도 차근차근 준비 중이다. 셀트리온은 5만ℓ 규모의 1공장 증설과 12만ℓ 규모의 3공장 신설을 추진 중이다. 셀트리온의 관계자는 “2공장을 지을 때부터 바로 옆에 3공장을 붙여 지을 수 있도록 해뒀기 때문에 3공장 공기는 크게 단축될 것”이라며 “1공장 증설의 경우 현재 설계 작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