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가 정치 테마주 지형까지 흔들었다. 유력 대선 후보였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새누리당 후보로 나서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정치 테마주의 대장주였던 ‘반기문 테마주’는 역풍을 맞았다. 기관 매도세에 하락세를 이어가던 코스닥은 여권 정치 테마주가 힘을 잃으며 시가총액이 2조원 가까이 증발하며 20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코스닥 시가총액도 이날 198조원으로 코스닥 시가총액이 100조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6월27일 이후 처음이다.
26일 반기문 테마주들이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반 총장의 외조카가 대표인 지엔코(065060)가 17.14% 하락한 4,640원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반 총장과 학연·지연 등으로 엮였던 씨씨에스(066790)·휘닉스소재(050090)·광림(014200)·성문전자(014910) 등이 모두 하락했다. 국정을 뒤흔든 ‘최순실 게이트’에 개인투자자들이 실망하며 반기문 테마주에 서도 손을 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사태로 새누리당 유력 대선후보로 여겨진 반 총장의 차기 대선 당선 가능성도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반면 문재인 테마주들은 이번 사태로 지지율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급등세를 보였다. 대표적인 문재인 테마주로 꼽히는 우리들휴브레인은 13.17% 오른 1만3,750원을 기록했다. 우리들휴브레인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치의인 이상호 원장이 대표로 있다. 이밖에 문재인 테마주로 거론되는 고려산업이 상한가를 기록했고 국보·우리들제약 등도 상승세를 보였다. 반박계열로 분류되는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테마주인 대신정보통신(020180)과 삼일기업공사(002290)는 각각 21.35%, 9.31% 주가가 상승했다. 하지만 이 두 회사는 유 의원이 박사학위를 받은 위스콘신대 동문이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을 뿐 특별히 주가가 오를 만한 이유는 없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증권가는 ‘최순실 게이트’가 일단락될 때까지 반 전 총장 관련 종목은 내림세겠지만 정치 테마주 특성상 방향성을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최근 기승을 부리는 정치 테마주에 면밀히 대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