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은 1·2차 산업혁명이 만든 현실의 오프라인 세계와 3차 산업혁명이 만든 가상의 온라인 세계의 융합이다. 이러한 제4차 산업혁명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한 O2O(online 2 offline) 평행 모델을 소개하려 한다.
원자로 이뤄진 오프라인 세계와 비트로 이뤄진 온라인 세계의 거대한 충돌의 혼돈에서 1조원이 넘는 스타트업인 유니콘들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하고 있다. 10년 전인 지난 2006년 전 세계 기업가치 10위 안의 기업들은 대부분이 오프라인 에너지와 금융회사였다. 그런데 2016년 지금은 1위에서 5위까지가 O2O 융합 사업을 전개하는 애플·구글·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페이스북으로 대체됐다. 세계 경제의 판도가 소용돌이 치고 있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O2O 융합은 편집이 불가능한 오프라인 현실계와 편집이 가능한 온라인 가상계의 1대1 대응으로 설명된다. 이렇게 현실과 1대1 대응되는 가상 세계를 O2O 평행 모델이라 정의하려 한다. 편집과 복제가 가능한 온라인 가상 세계에서 시공간을 재조합해 오프라인 현실 세상을 최적화하는 것이 O2O 평행 모델의 역할이다. 내비게이터와 자율주행차가 대표적 사례다. 현실 교통 체계와 1대1 대응되는 가상 교통망이 최적의 맞춤 길을 알려주고 도착 시각을 예측해준다. 현실 세계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다. 이러한 O2O 최적화는 동일한 원리로 병원·공장·여행 등 인간의 삶의 모든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O2O 평행 모델은 현실 세계를 데이터화해 가상 세계로 보내는 디지털화와 가상 세계를 현실에 구현하는 아날로그화 과정으로 이뤄진다. 우선 디지털화 과정을 보자. 사물인터넷(IoT)이 오프라인 세상의 정보를 온라인의 클라우드로 끌어올려 빅데이터를 만든다. 디지털화 과정이다. 인공지능(AI)이 빅데이터를 처리해 예측과 맞춤으로 다시 오프라인 세상의 최적화를 제안한다. AI 처리 과정이다. AI의 제안을 3차원(3D) 프린터나 가상현실 기기 등으로 현실에 구현한다. 아날로그화 과정이다. 이러한 4단계 순환 과정으로 O2O 평행 모델은 구성된다.
4차 산업혁명은 이러한 O2O의 순환으로 이해해야 한다. IoT·빅데이터·AI·가상현실 등은 이러한 순환 과정에 필요한 요소 기술들일 뿐이다. 개별 기술로 4차 산업혁명을 이해하려는 것은 코끼리 다리 만지기와 같다.
지멘스의 스마트 공장은 1대1 대응된 가상과 현실의 평행 공장 모델에서 1)데이터 수집 2)빅데이터화 3)AI 분석 4)현실 융합의 4단계로 에너지를 30% 절감하고 있다. 캐터필러의 중장비는 현실과 가상이 1대1 대응된 평행 모델에서 동일한 과정으로 장비 유지를 최적화한다. 아마존도 현실과 1대1 대응된 배송 평행 모델에서 4단계 과정을 거쳐 예측 발송을 구현한다. 핏빗의 건강관리 등 대부분의 4차 산업은 모두 동일한 평행 모델 원리로 구성돼 있다.
시간·공간·인간의 3요소를 데이터화하면 가상의 세상에 평행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즉 공간을 대응하는 기술인 IoT 및 위치 기반 기술(LBS)과 인간을 대응하는 기술인 웨어러블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현실을 데이터화하고 클라우드에서 빅데이터를 쌓으면 현실과 가상이 1대1 대응되는 평행 모델이 만들어진다. 이 기술들을 6대 디지털화 기술이라 명명한다.
이제 AI가 가상의 평행 모델에서 자유롭게 편집과 복제를 해 시공간의 예측과 맞춤을 제공한다. 이어 오프라인 현실 최적화를 위해 O2O 서비스 디자인, 3D 프린터, 가상·증강 현실, 핀테크·블록체인, 게임화, 플랫폼을 6대 아날로그화 기술로 제시한다. O2O의 기술 모델이다.
O2O 평행 모델과 6대 디지털화 기술, 6대 아날로그화 기술과 AI를 이해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의 첫 번째 비밀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될 것이다.
창조경제연구이사회 이사장·KAIST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