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시각] 관심 사각지대의 중소기업

김상용 성장기업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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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경제 상황과 관련해 가장 주목받은 이슈는 현대차 파업과 조선 3사 구조조정,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환불 조치 등이다. 현대차 노조가 12년 만에 전면 파업에 나서면서 생산 차질 차량 규모만도 14만2,000여대에 달하고 금액으로는 3조1,000억원에 이를 정도라고 한다. 조선 3사도 대한민국 경제 이슈의 블랙홀로 자리 잡았다. 삼성전자의 갤노트7 환불도 대한민국 경제를 흔들었다. 이처럼 국내 경제 펀더멘털이 흔들리자 4·4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마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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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들 기업보다 더욱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은 정부와 국민의 관심 사각지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만 봐도 그렇다. 개성공단이 핵 문제로 전면 중단되면서 개성 공단 매출 비중이 100%인 86개 중소기업의 임직원과 대표들은 손을 놓은 지 오래다. 공장이 개성에만 있는 까닭에 매출과 이익은 제로(0)다. 이들 기업 대표는 직원 월급은 물론 원자재 가격 정산 문제로 난감해하고 있다. 정부의 추가적 보상 외에는 뾰족한 해법이 없다고 한다. 원부자재 대금을 결제하지 못하면 개성공단 가동 중단으로 인한 2·3차 연쇄부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소문만 돌고 있다. 현대차 협력사들도 파업 후유증에 밤잠을 설칠 정도라고 한다. 파업으로 부품을 제때 공급하지 못한 만큼 매출과 이익 감소는 불가피하고 행여나 파업 손실을 떠넘겨 받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우리나라 중소기업 수는 전체 사업체의 87.9%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비율을 보이지만 정작 정부와 국민의 관심 사각지대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모습이다.

다행스럽게도 중소기업청이 지난 25일 중소기업의 인력 정책 패러다임을 바꿔 중소기업이 우수한 인재를 유치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발표했다. 말 그대로 미래에 이익이 발생하면 일정 부분을 직원과 공유하는 ‘미래 성과 공유제’로 중소기업에 대한 청년들의 인식을 통째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미국 청년들이 현재의 안정적 소득보다 미래의 이익을 좇아 실리콘밸리로 몰려드는 것처럼 한국에서도 청년들이 중소기업으로 몰리게 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대로 된다면야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겠지만 과연 현실적으로 얼마나 효용성이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 같은 정책이 확실한 약발을 받게 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민적 관심이 중소기업에 쏠려 있어야 할 것이다. 현대차가 파업하면 곧바로 협력회사에 대한 지원책이, 조선 3사의 구조조정이 진행된다면 협력사 보호 장치가, 삼성전자 갤노트7의 환불 조치가 시행되면 협력사의 안정적인 이익 확보 정책이 먼저 정부와 국민의 머리에서 나와야 할 것이다. 정부가 오로지 대기업의 구조조정에만 목을 매고 국가 경제 체질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한 중소기업 정책은 요원하게 들린다. kimi@sedaily.com

김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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