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젠트리피케이션'의 허구를 파헤치다



미국 유명 도시의 임대료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살펴보면 대거 강제 이동은 ‘도시괴담’에 불과하다.

뉴욕, 샌프란시스코처럼 경제적으로 활력이 넘치는 도시 거주민들에게 끊임 없이 오르는 부동산 가치는 가장 중요한 현실이다. 동시에 근로자 서민가정에겐 큰 고통이다. 이들은 수년 간 도시를 집이라 불러왔지만, 경제적 부담 때문에 도시 생활을 포기하는 가구가 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전체를 보면 상당히 다른 그림이 펼쳐지고 있다. 레드핀 Redfin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넬라 리처드슨 Nela Richardson은 “고소득자가 유입돼 기존에 거주하던 다수의 저소득 거주자가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 gentrification은 미국에선 흔한 현상이 아니다”라며 이런 현상은 “동 · 서부 연안에 위치한 소수 도시에만 집중돼 있다”고 설명했다. 여러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부유층의 유입은 유익한 경우가 많다. 고졸 학력 노동자의 임금 인상이라는 결과가 나타난다. 많은 시장들은 고소득, 고학력 거주자를 납세자로 유치하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왔다. 레드핀은 고소득 거주자들의 대거 유입 후에도, 여피들 yuppies이 그렇지 못한 이웃들을 밀어내지 않고 공존하는 도시들을 제시했다(보스턴과 시애틀은 특히 성공적인 사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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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중심지로의 거센 유입을 너무 겁내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도시에선 주택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데이터 기업 트룰리아 Trulia는 미국 100대 도시의 부동산 가격 인상 흐름을 살펴봤다. 그리고 도시 경계선 내의 부동산 가치와 도시를 둘러싼 근교의 부동산 가치를 비교했다. 지난 6월, 1년여 만에 처음으로 근교 가격이 도시 가격보다 빠르게 상승했다. 그 흐름은 7월까지 지속되고 있으며, 올 한 해 근교의 ‘매도 호가(asking price)’는 9.7%, 도시는 6.8% 상승했다.

이 자료만 봐도 모든 미국 도시들이 부자 중심의 편향된 르네상스를 누리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근교가 붕괴하고 있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시카고, 호놀룰루, 심지어 산호세에서도 도시를 둘러싼 근교 부동산 값이 훨씬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런 사실은 성층권을 뚫을 듯한 임대료를 감당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거주자들에겐 큰 위안이 되지 못한다. 그러나 도시 생활을 갈망하는 미국인들이 도심에 좀 더 가까운 보금자리를 원하는 것은 타당한 현상이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BY CHRIS MATHEWS

BY CHRIS MATTH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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