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브렉시트 이후, 어디에 투자해야 하나?

평정심을 유지하고 하던 일을 계속하라.평정심을 유지하고 하던 일을 계속하라.


브렉시트가 전 세계 주식 시장에 더 큰 변동성을 불러왔다는 것은 거의 확실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수익률을 꿋꿋이 지킬 수 있을까?

영국 유권자들은 브렉시트 투표에서 예상을 뒤엎고 유럽 연합과의 결별을 선택했다. 브렉시트는 세계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안겼다. 그러나 주식 투자자들은 세계 2차 대전 당시 영국 정부가 만들어낸 슬로건 문구처럼 ‘평정심을 유지하고 하던 일을 계속하라’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대부분의 유럽 국가 주가는 6월 23일 국민투표 직후 급락했지만, 해당 주가는 급락한 만큼이나 빠르게 반등했다. 투표 후 3주 만에 S&P 500은 전 고점을 경신했다. 범 유럽 지수인 스톡스 Stoxx 600도 브렉시트 직후 떨어진 11%의 거의 대부분을 회복했다. 영국의 FTSE 100지수 (*역주: 런던 증권거래소(LSE)의 대표지수) 도 52주 최고가를 찍었다.

그러나 이 같은 희망적인 소식은 많은 현실적 우려들을 감추고 있다. 투자자들은 포춘과의 연쇄 인터뷰에서 “브렉시트의 장기적인 영향력 때문에 마음을 많이 졸였다”고 털어놓았다. 거대 투자 기업 GMO의 포트폴리오 전략가 맷 카드나르 Matt Kadnar는 “지난 15~25년 간 진전된 세계화 덕분에 주식 시장과 세계 경제가 그 혜택을 누렸다”며 “그러나 브렉시트 같은 정서가 다른 국가에서 일어나 무역 및 노동의 흐름을 제약한다면, 더 큰 불안정성과 변동성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이 전 세계 주식과 채권 가격의 하락 시기가 한참 지났다고 생각하는 때인데도 말이다.

그럼에도 브렉시트가 투자자들에게 즉각적인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자산 운용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반대로대부분은 투표 결과에 대한 반응이 많은 기회를 가져올 것이라 보고 있다. 그들이 내세우는 전반적인 조언은 다음과 같다. 미래의 지정학적 충격에 늘 대비하라. 그러나 투자는 유지하라. 그들이 따르는 세 가지 큰 흐름을 살펴보자.

미국으로의 회귀. S&P 500의 랠리가 시사하는 바는 영국의 정치적 변동이 미국 경제와 주식에 대한 매력도만 되레 높였다는 점이다. 노이버거 베르만 Neuberger Berman의 자산배분 최고투자책임자 에릭 누첸 Erik Knutzen은 “우리는 건전하고 제대로 기능하는 금융 분야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진정한 기업가 정신의 영역과 우월한 기술 분야를 보유하고 있으며, 기업들도 변화하는 상황에 가장 신속하게 적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미국 기업들은 유럽의 경제적 취약성에 상대적으로 적게 노출돼 있다. AB(전 얼라이언스 번스타인 AllianceBernstein)의 멀티애셋 솔루션 공동 책임자 바딤 즐로트니코프 Vadim Zlotnikov는 “미국은 사실상 유럽 연합의 순 수입국이다”라고 지적한다. 독일은 유럽 내에 있는 미국의 최대 교역국이지만 미국의 수출 비중에선 고작 4%를 차지한다. 미국의 대 영국 수출은 GDP의 0.6%에 불과하다. 이런 수치를 고려했을 때, 유럽의 와해가 미국에 가할 위협은 가볍게 견딜 수 있는 수준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브렉시트 투표 결과는 연준의 금리 인상 보류에 영향을 미쳤다. 결국 이 조치는 최근 평범한 수준에 머물고 있는 기업 영업이익 증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구겐하임 파트너스 Guggenheim Partners의 글로벌 최고투자전문가 스콧 미너드 Scott Minerd는 “저금리가 계속 소비자 지출에 박차를 가하고, 대출을 장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론: 투자자들은 미 대형주에 대한 투자를 유지해야 한다. 수수료율이 0.05%에 불과한 뱅가드 S&P 500 상장지수펀드 같은 저렴한 수단을 활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보다 선별적인 주식 투자를 추구하는 이들은 다음 사항들을 고려해야 한다.

최대한의 수익 추구. 블랙록 Black Rock의 글로벌 최고투자전략가 리처드 터닐 Richard Turnill은 투자자들이 주식에 대해 더욱 불안정해질 것이라 예상할 때, “이익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문제는 브렉시트의 일부 영향 때문에 채권에서 그 이익을 내기가 훨씬 더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브렉시트 투표 이후 투자자들은 앞다퉈 안정성 있는 국채를 매입했다. 이로 인해 국채 가격은 상승하고, 수익률은 감소했다. 이미 국채 가격과 수익률이 거의 역사적인 수준으로 양극화 된 상황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다. 독일과 스위스의 국채 금리는 브렉시트 이후 더욱 떨어져 마이너스 대로 진입했고,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1.5% 이하로 하락하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상장지수펀드 및 지수개발업체 위즈덤트리 WisdomTree의 최고 투자전략가 루치아노 시라쿠사노 Luciano Siracusano는 자사의 위즈덤트리 배당지수에 포함된 유배주(dividend-paying stocks) 1,400개의 현재 평균 수익률이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의 두배인 약 3%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익에 굶주린 투자자들은 이미 해당 주식 중 상당수의 가격을 끌어올렸다. 올해 WT지수는 S&P 500의 5% 상승폭에 비해 다소 높은 10% 상승을 기록했다. 피델리티 Fidelity의 자산배분연구팀 더크 호프쉐어 Dirk Hofschire 수석부사장은 배당주 투자자들에게 보다 더 선별적인 투자를 하라고 조언한다. 수익률이 높은 유틸리티 (*역주: 가스·수도·전기 같은 공익사업) 분야의 주가는 현재 특별히 높은 반면, 일부 기술 및 헬스 케어 기업들의 주가는 그 정도로 높은 상태는 아니다. 해당 분야에 투자를 할 때 고려할 만한 두 가지 펀드가 있다. S&P 500 내 헬스 케어 배당주에 주로 집중 투자하는 헬스 케어 실렉트 섹터 SPDR 펀드 Health Care Select Sector SPDR Fund와 퍼스트 트러스트 나스닥 기술배당지수 펀드 First Trust Nasdaq Technology Dividend Index Fund 가 그것이다.


유럽에 대한 조심스런 접근. 물론 유럽은 브렉시트가 불러올 경제적 영향에 대해 가장 두려움이 큰 곳이다. 투자자들은 영국의 탈퇴가 영국 경제뿐만 아니라, 유럽연합의 나머지 국가에도 영향을 미칠지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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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은 최근 영국의 FTSE지수 반등이 영국 경제 전망에 대한 훌륭한 지표는 아니라고 지적한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브렉시트 투표 이후, 다수의 해외 통화 대비 30여 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헨더슨 글로벌 인베스터스 Henderson Global Investors의 범 유럽 및 국제 펀드(Pan European and International fund) 매니저 스티븐 픽 Stephen Peak은 환율 급락이 실질적으로 영국 주식 시장을 양분했다고 설명한다. 파운드화 약세로 혜택을 보는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 British American Tobacco와 디아지오 Diageo 같은 다국적 기업들의 주가는 상승한 반면, 소비재 기업과 부동산업 같은 내수 지향 기업들의 주식은 영국의 경기 불황을 두려워하는 투자자들 때문에 타격을 입었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디스커버리 펀드 Fidelity International Discovery Fund 의 매니저 픽 Peak과 빌 케네디 Bill Kennedy는 이러한 경향이 다국적 기업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소비자 중심 기업에 대한 구미를 당겼다고 풀이한다. 두 매니저 모두 소비자 중심 주식의 저가매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들은 브렉시트 여파가 잠잠해지면 해당 주식 보유분을 늘릴 계획이다. 케네디는 “내수 경기에 민감해 타격을 입었지만, 그 중에는 우량한 기업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브렉시트로 인한 최근 주식시장의 대량 매도 사태는 유럽 대륙 내 국가들과 전 세계 나머지 국가들 간 주가의 오랜 상대적 격차를 확대시켰다. 영국 주식을 제외한 유럽 주식은 현재 선행 이익(forward earnings)의 14.4배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비해 MSCI 월드지수는 16.6배, S&P 500은 18배 수준이다. 전 세계 다른 국가 대비 유럽주의 할인율 중위값은 1999년 이후 8%였다. 현재는 이 값이 약 13%까지 확대됐다. 즐로트니코프는 이러한 상황이 저가매수 기회를 노리는 투자자들에게 “일정 수준의 완충 역할” 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픽은 유럽의 경제 주체 가운데 스페인에서 희망으로 보고 있다(하단 박스 기사를 참조하라). 스페인은 대침체(Great Recession)와 금융 위기 이후 유럽에서 가장 큰 골칫거리 중 하나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스페인 경제는 부동산 시장과 은행권이 계속 호전됨에 따라 올해 3% 가까이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케네디는 좀 더 북쪽을 가리키며, 아일랜드가 EU 회원국에 남길 원하는 영국 기업들을 유인하는 방법 등으로 브렉시트의 혜택을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일랜드는 세금이 낮고 영국에 비해 생활비도 저렴하다. 케네디는 아일랜드의 경제 규모가 작기 때문에 “회사 몇 개만 옮겨도 큰 파급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장지수펀드는 이러한 흐름을 타면서 투자하기에 비용 대비 효율이 가장 높은 방식이다. 그러나 위즈덤트리의 시라쿠사노는 미국에 기반을 둔 투자자들에게 다음의 경우를 주지시킨다. 예컨대 달러 대비 유로화의 추가 급락과 같은 환율 변동이 수익률을 감소시킬 수도 있다. 그 결과 환 리스크를 헤지하는 상장지수펀드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 중에는 영국의 중대형주 기업에 집중하는 아이셰어즈 환 헤지 MSCI 영국(iShares Currency Hedged MSCI United Kingdom)과 대형주 기업에 집중하는 아이셰어즈 환 헤지 MSCI 스페인(iShares Currency Hedged MSCI Spain)도 포함되어 있다. 아이셰어즈 MSCI 아일랜드 캡트 상장지수펀드(iShares MSCI Ireland Capped ETF)는 아일랜드에 향후 투자할 사람들을 위한 펀드로, 아일랜드 주식을 대상으로 하지만 환 헤지가 되지는 않는다.

포춘과 인터뷰를 진행했던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브렉시트 이후 계획에 대해 한 가지 큰 경고를 덧붙였다: 예상치 못한 정치적 상황이 경로를 변경할 수 밖에 없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구겐하임의 미너드는 브렉시트를 “2차 대전 이후 세계적 집단성에서 일어난 가장 큰 변화”라고 불렀다. 이 같은 엄청난 변화는 또 다른 위험천만한 풍랑을 만들어 낼지도 모른다.


유럽연합의 손실은 그들의 이익이 될 수도 있다.
브렉시트 투표는 유럽의 전반적인 경제 부실을 크게 드러냈지만, 투자자들은 유럽 시장에서 여전히 희망을 보고 있다.

스페인
바닥을 치다
스페인은 금융위기로 가장 심각하게 타격을 입은 곳 중 하나였다. 부동산 거품이 빠지면서 대량 실업사태가 발생했다. 스페인의 IBEX 35지수는 현재 2008년 최고치 대비 46% 낮은 상태다. 그러나 헨더슨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스티븐 픽은 6월의 선거 결과가 스페인이 유럽연합을 이탈할지도 모른다는 ‘스펙시트 Spexit’에 대한 두려움을 완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아일랜드
기업에 문호를 열다
영국이 유럽연합을 떠난다 해도, 여전히 영어가 공식어이고 세금제도 또한 기업 친화적인 회원국이 한 곳 남을 것이다. 아일랜드의 GDP는 2015년 약 2,380억 달러로, 영국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디스커버리 펀드 매니저 빌 케네디는 영국 기업 몇 개만 수도 더블린 같은 곳으로 이전해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내수 기업’
과매도?
영국의 다국적기업 주가는 브렉시트 투표 이후 파운드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급등했다. 그러나 영국 내수 시장 중심의 주식은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아직은 가능성이 희박한 영국의 경제 불황에 반응했기 때문이었다. 일부 투자자들이 과매도 상태로 보는 영국 주식은 저가항공사 이지제트 EasyJet, 주택 개량 소매업체 트래비스 퍼킨스 Travis Perkins 등이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Bt Lauren Silva Laughlin

By Lauren Silva Laugh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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