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은행 성과주의 '과당 경쟁 방지'위한 정밀한 설계 필요"

은행聯 주최 '글로벌 은행 성과주의 세미나'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이 27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글로벌 은행의 성과주의 제도 운영현황’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은행연합회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이 27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글로벌 은행의 성과주의 제도 운영현황’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은행연합회




성과연봉제를 시행하고 있는 글로벌 은행들이 직원들이 성과만 의식해 과당 경쟁에 뛰어드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정교한 성과주의 체계 설계를 국내 금융권에 주문했다. 성과 중심으로 은행의 연봉제를 재설계하더라도 허용된 위험을 초과해 업무를 진행하지 않도록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줘야 한다는 의미다.

27일 은행연합회가 개최한 ‘글로벌 은행의 성과주의 제도 운영현황 관련 세미나’에서 BNP파리바은행과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이하 BOA)의 성과보상담당 최고 임원들은 이같은 내용을 기반으로 한 자사의 성과주의 제도 운영 현황을 소개했다.


이들에 따르면 두 글로벌 은행은 일반 직원을 포함한 대부분의 직원에 대해 성과연봉제를 적용하고 있으며, 직무능력을 중심으로 채용하고 성과평가 결과에 따라 보수를 차등적으로 지급하고 있다. 이들은 섬세한 성과보상체계 설계를 통해 이익 충돌과 위험 추구를 방지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성과주의가 정착되면 직원과 은행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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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에르 리카일레 BNP파리바 아태본부 임원은 “규정을 위반하거나 허용된 위험을 초과해 업무를 진행하지 않도록 성과보상체계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성과체계는 간단하고 명료하며 측정·달성이 가능해야 한다”며 “소속 부서나 영업점 성과와 관련이 있고, 달성 시기를 특정할 수 있는 목표설정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현재 국내 은행권의 성과주의 제도 도입은 난항을 겪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7월 민간 은행 성과연봉제 도입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으나, 각 은행 노조는 최근 웰스파고 사태처럼 불완전판매와 과당경쟁 조장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도입을 반대하는 분위기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이날 세미나 개회사에서 “수익성 악화와 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은행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성과연봉제의 도입이 시급하다”며 “웰스파고 사태는 성과연봉제가 아닌 잘못된 성과 측정기준과 불완전판매에 대한 관리·감독 미비 등 경영의 실패에 기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금융감독당국은 경영실태평가제도 개선 등을 통해 국내은행의 성과중심문화 확산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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