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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연금, 지속 가능한 구조 설계하자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올해 8월13일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죽음을 피하기(Cheating Death)’라는 표지 기사에서 수명에 대한 새로운 세계를 이야기했다. 인간의 한계수명이라고 여겨지는 120세까지 사람들의 수명을 늘리는 것이 가능할 뿐 아니라 향후에는 한계수명의 벽까지 150세로 확장하는 목표를 두고 있다고 한다. 평균 수명 85세 운운하는 우리들에게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이런 세상에서는 퇴직할 때의 자산에서 수익을 조금 더 낸다는 게 온전한 대처 전략이 되지 못한다. 노후 생애 설계의 틀을 바꿔야 한다.

수명은 평균적으로 길어질 뿐 아니라 각 개인의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길어질 지도 불확실하다. 아주 길어질 뿐 아니라 불확실하기까지 한 수명에 생애 설계의 구조를 맞춰가는 것이 핵심이다. 수명이 길어지는 초기 단계이다 보니 향후 기대수명과 우리의 생애 설계 수명의 차이는 크다. 인적자본 가치의 수명이 짧고 돈의 수명도 짧다. 이 둘을 길어지는 수명에 맞출 필요가 있다.


첫째, 인적자본 가치의 수명을 늘려야 한다. 퇴직 연령이 55~60세 사이에 집중돼 있는데 앞으로는 퇴직 후의 기간이 40년 이상 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퇴직 후 마땅한 소일거리도 없는 경우가 많다. 간단한 일을 구한다고 하더라도 65~70세 사이에 끝이 난다. 수명은 긴 데 반해서 인적자본의 가치는 너무 빨리 사라져 버리는 게 현실이다. 나에 대한 투자를 통해서 인적자본의 가치를 좀 더 오래 유지해야 한다. 수명이 길기 때문에 퇴직 후에 나에 대해 3년 정도 전폭적으로 투자해도 오랫동안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이 온다. 인적자본의 가치를 20년은 연장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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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돈의 수명을 늘려야 한다. 돈의 수명을 늘리는 방법은 종신연금과 투자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종신연금은 죽을 때까지 연금을 받기 때문에 수명이 늘어나는 불확실성을 없앨 수 있다. 1억원을 종신연금으로 전환하면 돈의 수명을 길게 해놓은 셈이 된다. 하지만 이것으로만 끝내서는 안 된다. 종신연금으로 생활비를 마련하고 난 나머지는 투자자산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 투자는 장기로 자산을 운용할 때 비로소 좋은 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커진다. 수명이 길어져서 돈이 더 필요한 한편 운용할 수 있는 기간이 길어졌기 때문에 장기간 운용하는 투자가 장수시대에는 적합하다. ‘장기’와 ‘투자’ 관점에서 자산을 봐야 한다. 물론 노후의 투자는 분산하고 또 분산해야 한다.

노후설계의 가장 중요한 축인 수명이 구조적으로 변할 때는 우리도 지속 가능한 구조를 구축해 대응해야 한다. 인적자산 가치의 수명과 돈의 수명을 늘려야 한다. 재테크 이전에 이런 구조를 먼저 짜야 한다. 여러분의 생애 설계 구조는 어떠한지 한 번 점검해보자.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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