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혼마·서울경제 클래식]고진영 "골프는 5년만 더…환경 분야 공부해 사회에 보탬되고 싶어요"

‘최고의 한 해’ 고진영, 아주 사소한 18문18답

"단점이 없는 게 너의 장점"

내가 들었던 최고의 칭찬

서점 습격이 스트레스 해소법

인형뽑기 좋아해 집에 수북

하루 동안 자유 주어진다면…

혼자든 누구와든 여행 가고파

내년 말 LPGA Q스쿨 도전

그때까진 국내 투어에 전념

고진영이 27일 혼마골프·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연습 라운드 도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천=권욱기자고진영이 27일 혼마골프·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연습 라운드 도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천=권욱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가장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고진영(21·넵스)일 것이다. 데뷔 첫해인 2014시즌 1승으로 상금 8위에 오른 그는 지난 시즌 상금 5위(3승)로 올라선 뒤 올 시즌은 3개 대회를 남기고 상금 2위(3승)를 달리고 있다. 시즌 상금 10억원도 넘어섰는데 역대로 ‘10억 클럽’은 고진영까지 3명만이 가입한 문턱 높은 곳이다. 고진영은 25개 출전 대회 중 16개 대회에서 톱10에 드는 기복 없는 플레이로 ‘올해의 선수상’ 격인 대상(MVP) 부문에서 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다.


혼마골프·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개인 한 시즌 최다승을 노리는 고진영을 27일 대회장인 인천 서구의 드림파크CC에서 만났다. 딱딱한 질문은 피하고 ‘아주 사소한’ 18문18답으로 꿈 많은 고진영을 들여다봤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는데요, 올해 자신에게 해준 가장 큰 선물이 있다면?

△아직 없어요. 자동차를 사고 싶었는데 감사하게도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차가 생겼어요. 한두 달 전에 분양받은 강아지 ‘대박이’가 가장 큰 선물일 수 있겠네요. 제가 외동이어서 외로움을 많이 타는데 대박이를 보면 웃음이 나요.

-대회 기간에 영화관을 찾을 정도로 영화를 좋아한다던데.(고진영은 지난 5월 대회 기간에 영화를 보러 다녀오고도 다음날 우승을 차지했다.)

△트레이너 언니랑 갈 때도 있고 혼자서도 가요. 지난번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대회 때도 첫날인가 둘째 날 경기 마치고 인천공항 쪽으로 영화 보러 갔어요. 최근에는 ‘럭키’랑 ‘맨 인 더 다크’를 봤어요.

-체력이 떨어지는 시즌 후반에 우승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트레이너의 도움이 컸다고 하던데.

△맞아요. 저보다 네 살 많은 트레이너 언니와 올 시즌부터 항상 함께하고 있어요. 체력 관리도 잘해줄 뿐 아니라 편안하고 대화도 잘 통해서 친언니 같아요. 언니가 저한테 잘 맞춰준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 같네요.

-야디지북(코스안내 책자)에 어떤 글을 써놓나요.

△대회마다 다른 글을 적어요. 최근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우승) 때는 ‘강하고 담대하라’는 말을 적어놓고 되뇌었고요.

-책을 많이 읽는 선수로 알려져 있는데.

△스트레스가 쌓이면 서점에 가는 게 습관이에요. 책을 한 꾸러미 사서 짬 날 때마다 읽는 거죠. 요즘 읽고 있는 책요? 공지영 작가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요. 최근 들어 주변에서 책을 선물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감사할 따름이죠.

-나를 가장 수다스럽게 만드는 친구는?

△조정민 언니요. 지난해부터 부쩍 친해졌어요.

-영화 관람, 독서 말고 수집이나 다른 취미도 있나요?

△인형 뽑기요. 될 때까지 하는 편이에요. 한 번은 정신없이 15개를 뽑았는데 5만원이나 썼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죠. 집에 인형이 수북해요.

-골프 말고 좋아하는 스포츠는?

△자전거 타는 거랑 달리기요. 올 시즌 끝나면 스포츠 클라이밍(암벽등반)도 배워보고 싶어요.


-생애 최고와 최악의 라운드를 꼽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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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도 최악도 아직 없는 거 같아요. 성적으로 보면 망쳤다고 할 수 있는 라운드에도 다 교훈이 있으니까요.

-하루 동안 완벽한 자유가 주어진다면?

△혼자든 누구와 같이 가든 여행을 가고 싶어요. 하루보다 더 긴 시간이 주어진다면 이탈리아 피렌체는 꼭 가고 싶고요.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를 본 뒤부터 피렌체 여행을 꿈꾸게 됐어요.

-시즌 뒤 계획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도전 여부도 궁금한데요.

△내년 말에 LPGA 투어 퀄리파잉(Q)스쿨에 나갈 계획이에요. 그때까지는 국내 투어에 전념하면서 종종 초청선수로 LPGA 투어 대회 나가려고요. 세계랭킹 잘 유지해서 퀄리파잉스쿨 파이널에 직행하는 게 목표입니다.

-골프가 지긋지긋했던 기억도 있는지.

△프로 데뷔하고는 쉬는 날이 거의 없어서 스스로 ‘골프기계’ 같다는 마음도 들었어요. 지난해부터 그런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그래서 올 시즌에는 월·화요일에 골프 아예 안 하고 무작정 쉰 적도 있었어요. 그렇게 쉰 것은 골프 시작하고 처음이었어요.

-고진영에게 브리티시 여자오픈이란?(고진영은 지난해 이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를 달리다 16번홀(파4) 더블 보기로 눈물을 쏟았다.)

△좋은 추억을 안겨준 감사한 대회죠. 그 대회를 계기로 엄청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고요. 골프에 대한 마인드도 달라졌고 그 대회 뒤 LPGA 투어에 진출하고 싶다고 마음먹게 됐고요. 또 많은 분들의 응원을 실감할 수 있었던 대회였어요.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나만의 버킷리스트는?

△스카이다이빙,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철인 3종 하려면 그 전에 수영은 꼭 배워야 해요.

-내가 들은 최고의 칭찬은?

△‘단점이 없는 게 너의 장점이다’. 동료 언니한테 들은 말인데 누군지는 비밀로 할래요.

-내게 가장 힘이 되는 노래는?

△이승환의 ‘세 가지 소원’. 김범수의 ‘To Me(투 미)’. 박효신, 어반자카파도 좋아해요. 올겨울에는 콘서트도 다니고 뮤지컬도 많이 보려고 해요. 좋아하는 배우는 김혜수씨입니다.

-나의 우상?

△서희경 언니요. 어릴 때부터 같은 코치님한테 배웠는데 성격, 스윙, 옷 입는 스타일까지 다 닮고 싶어 했죠.

-골프는 언제까지 계속할 생각인가요.

△5년 정도만 하고 공부하고 싶어요. 학교(성균관대 스포츠과학과 3학년)에서 환경 분야 석·박사분들한테 조언을 많이 들었거든요. 다른 쪽으로 사회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찾다 보니까 환경 분야라는 결론이 나오더라고요. 환경을 위해 종이컵 사용을 자제하자는 메시지를 예로 들면 힐러리 클린턴 같은 사람은 흘리듯 언급해도 그게 트렌드가 되잖아요. 저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환경 분야 박사라든가 다른 일을 해보고 싶어요.

/인천=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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