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고려대구로병원에 따르면, 김지현 뇌신경센터 교수팀은 ‘2013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참여한 22만8,735명(뇌졸중 환자 4,560명, 일반인 22만4,175명)을 분석한 결과 자살을 시도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뇌졸중 환자는 1.3%(58명)로 일반인(0.4%·935명)의 3.25배나 됐다.
뇌졸중 환자 가운데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는 비율은 24.4%로 일반인(9.8%)의 2.5배, 평소 우울감을 느낀다는 사람은 12.6%로 일반인(5.7%)의 2.2배였다.
뇌졸중이 사회경제적 지위, 소득정도, 정신건강상태 등 다른 자살경향성 상승 요인을 배제하더라도 자살 생각과 시도에 독립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뇌손상에 따른 생물학적 영향과 심리사회적 요인이 상호작용하며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자발적인 응답이 가능한 상대적으로 경증 뇌졸중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된 자료를 분석한 것이어서 실제 자살 생각·시도자 비율은 더 높을 수 있다”면서 “의료진과 가족이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자살방지 프로그램 마련, 주변에서의 심리사회적 도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뇌졸중 환자의 자살 위험성이 높다는 것은 기존에도 국내외 여러 연구를 통해 알려졌지만 국내에서 23만명에 이르는 대규모 인구 샘플을 대상으로 분석한 것은 김 교수팀이 처음이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신경학저널(Journal of Neurology)’ 최근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