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대회 모두 컷 통과했어요.”
30일 인천 드림파크CC에서 만난 윤민경(17·대전체고2)은 올 시즌 프로 대회 성적을 얘기하며 수줍게 웃었다. 그는 여자골프 차세대 스타로 떠오를 최고 유망주 중 한 명이다. 9세 때 골프를 시작한 이후 중3 때부터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에 아마추어 추천선수로 출전하기 시작했다. 올 시즌은 이날 끝난 혼마골프·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을 포함해 4개 대회에 나섰다. 4월 삼천리 투게더 오픈 공동 33위가 최고 성적이었는데 이번 주 우승자에 6타 뒤진 11언더파 공동 11위에 올라 최고 성적을 경신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네 홀 연속 버디 등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터뜨리며 언니들을 잔뜩 위협했다. 8언더파 64타는 이날 출전선수 중 최소타이기도 하다.
지난해 7월부터 국가대표 생활을 하고 있는 윤민경은 국가대표 상비군이던 그해 6월 한국 예선을 통과해 ‘꿈의 무대’인 US 여자오픈을 밟기도 했다. 올 시즌 KLPGA 투어 신인왕을 노리는 이소영이 당시 예선 1위, 윤민경이 2위였다. 윤민경은 “미국 다녀오는 경비도 부담되고 여러 가지로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예선을 치렀는데 운 좋게 붙었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그는 “US 여자오픈 본선(컷 탈락)을 통해 미국이 좋은 무대라는 것은 실감했지만 ‘미국에서 뛰는 게 목표다’라는 식으로 얘기할 상황은 아니다. KLPGA 투어 풀시드를 따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키 165㎝에 드라이버 샷으로 240~250야드를 보내는 윤민경은 아이언 샷이 강점이다. 실수를 해도 다음 홀에서 금세 잊어버리는 멘탈도 큰 자산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내년부터 KLPGA 3부 투어인 점프 투어에 뛰어들 계획. 성적이 좋으면 2018시즌 KLPGA 1부 투어 전 대회 출전 자격을 얻게 된다. 윤민경은 “잘하는 프로 언니들의 장점을 하나씩 다 닮고 싶다”며 “지금까지 골프에 기울인 노력이 아깝지 않도록 부상 없이 아주 오래 선수생활 하는 게 목표다. 시니어 무대까지 뛰고 싶다”고 했다.
/인천=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