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저축은행의 길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9월 첫 기고를 했는데 어느새 낙엽이 지는 가을이 찾아왔다. 두 달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독자 여러분께 평소 쉽게 접하지 못하는 저축은행의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는데 부족한 필력 탓에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


1월 회장으로 취임했을 때 필자가 내세운 화두는 ‘미래 먹거리 발굴’이었다. 중앙회 차원에서 미래 수익원을 발굴해 저축은행이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 모델을 모색하고 이미지 개선으로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이라 생각했다. 이를 위해 회장 취임 후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이 서민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상품과 서비스의 다양화였다. 금융 사각지대에 노출된 서민과 소상공인·중소기업의 금융 편의를 도모함으로써 서민금융 지킴이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과거와 같이 예대마진만으로는 더 이상 생존하기 어려운 작금의 현실에서 틈새시장 공략을 통한 새로운 수익원 창출은 저축은행이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전략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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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기에서 멈춰서는 안 된다. 앞으로도 치열하게 펼쳐질 시중 은행을 비롯한 다양한 금융기관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저축은행만의 독자적 금융철학과 개성을 담을 수 있는 대출심사 관리 방법을 찾아 특화함으로써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최근 도입하고 있는 것이 지역사회와의 유대관계를 중시하는 관계형 금융 도입을 통한 기업담보 중심의 금융시장 형성이다. 관계형 금융의 핵심은 지역사회 고객과 유대관계를 구축해 담보뿐 아니라 고객의 평판·가족환경·성품 등의 정성적 정보를 대출 시 활용하는 것이다. 관계형 금융 도입 후 중소기업은 담보나 신용이 부족하더라도 사업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고 저축은행은 지역 내 성장성 있는 유망 기업에 대한 새로운 대출 수요를 발굴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앞으로 저축은행은 시중 은행과의 차별성을 갖고 장기적으로는 전통적인 지역 기업담보 대출시장을 활성화해 안정된 고객 기반과 함께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해야 할 것이다.

그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치열한 금융 환경의 경쟁에서 각종 법규와 제도·규정을 철저하게 준수하고 더 나아가 윤리와 사회규범도 분명히 지켜 업계의 도덕성을 한층 더 높이는 것이다. 그동안 누차 얘기했듯이 저축은행은 과거 부실 사태로 잃은 고객들의 신뢰를 아직도 온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돈을 맡겨야 하는 금융업에서 고객의 신뢰는 필수적이자 절대적인 요소이다. 잃어버린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건전한 금융 영업 질서의 확립이 필요하다. 저축은행은 앞으로 불건전한 관행을 타파하고 불완전 판매 같은 불건전 영업행위를 근절함으로써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과 정도경영을 실천하려 노력할 것이다. 더 나아가 회원사 모두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한 경영을 펼칠 수 있도록 계도해나가고 있다. 과거와 같이 어느 한 특정 수익과목에 과도하게 편중된 경영을 지양하고 다양한 미래 먹거리 발굴로 수익원을 다각화함으로써 내부의 견실을 다지는 것이 그것이다. 더불어 금융 중개 기능을 충실히 이행하고 서민금융 확대로 서민금융 파트너로의 위상을 재정립함으로써 국민으로부터 새로운 신뢰를 쌓아나갈 것이다.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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