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가 공황장애로 신경안정제를 복용중이다. 현재 약을 소지하고 있지 않아서 허락 받고 신경안정제를 밖에서 구하고 있다”.
국정농단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최순실씨(60)가 31일 오후 3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가운데 최씨의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가 오후 4시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변호사는 신경안정제를 복용해온 시점에 대한 질문에는 “오랫동안 복용한 것으로만 안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기자회견에서 공황장애를 언급한 것이 수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포석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최씨가 심리적 질병인 공황장애를 장기간 앓아온 환자라고 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모습을 보였다는 해석이다.
최씨는 31일 온 국민의 주목을 받으며 검찰에 출석하는 와중에도 80여만원에 달하는 명품 브랜드 신발을 신고 등장했다. 세금 탈루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상황에 이 같은 옷을 입고 나타난 것을 보면 과시욕이 매우 강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 30일 SBS 보도에 따르면 최씨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의혹이 불거질 무렵 덴마크의 한 고급 레스토랑에서 한 끼 식사 값으로 80만원 가량을 지출했다. 해당 식당 직원들이 예의 없게 행동한 손님들이라 기억이 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씨의 딸인 정유라씨 역시 우월감·특권의식 등에 빠진 듯한 글을 남긴 바 있다. 정씨는 과거 SNS 계정에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 있는 우리 부모 가지고 감 놔라 배 놔라 하지 말고. 돈도 실력이야…”라며 스스로를 남들과 다른 계급으로 구분했다.
그간의 행적으로 미루어봤을 때 최씨 모녀는 호화로운 생활을 하며 사람들 위에 군림하려는 행태가 몸에 밴 인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씨 모녀가 공황장애와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시민은 “공황장애가 아니라 貢皇장애(바칠 공·임금 황을 사용,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자금 관련 의혹을 비꼼) 아니냐. 더 받을게 없어서 당황한거 같은데 당황장애라고 하든가”라며 신랄하게 비꼬기도 했다.
공황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는 극단적 불안이 주요 특징인 질환이다. 심한 불안발작과 더불어 각종 신체 증상·예기 불안(공황 장애 환자들이 겪는 공황 발작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공포)이 나타난다. 증상이 시작되면 극심한 공포심을 느끼게 된다. 공황장애 환자의 경우 우울증·알코올중독이 동반될 가능성이 큰 편이며 이에 따라 대인관계나 사회활동 기피 등으로 인한 2차적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