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갤럭시를 구하라’

자연고갈과 환경오염. 인류에 닥친 이 두 가지 악재는 ‘도시광산업’이라는 새로운 산업을 잉태했다. 폐휴대폰을 비롯한 폐가전제품과 사업장폐기물에 들어 있는 금·은·인듐 등 귀금속과 희소금속을 회수해 재가공하는 산업이다.


이 산업에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진 나라는 일본. 이미 30년 전부터 도시광산 개발에 나섰다. 우리와 비슷한 자원 빈국이지만 휴대폰·TV 등 생활 깊숙이 파고든 문명의 이기(利器) 덕분에 일본 도시에는 세계 매장량을 견줄 만한 자원이 축적돼 있기 때문이다. 일본 도시에는 전 세계 금 매장량의 16%, 은 매장량의 22%가 쌓여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나라별 축적량 순위로 매기면 단연 1위다. 희소금속은 세계 6위 보유국이다. 형광체나 투명전극에 없어서는 안 될 물질인 인듐은 세계 매장량의 16%를 보유하고 있고, 초강도 공구 등에 사용되는 희소금속 탄탈의 축적량은 세계 매장량의 10.4%나 된다. 매장량은 없지만 지상 자원 대국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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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뿐 아니라 세계 각국이 관심을 갖는 도시광산 분야는 폐휴대폰. 금광 1톤을 채굴해 얻을 수 있는 금의 양은 5g에 불과하지만 휴대폰 1톤에서는 이보다 80배가 더 많은 400g의 금을 얻을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인듐·갈륨·리듐 등 ‘산업의 비타민’이라고 불리는 희소금속도 대거 사용된다. 하지만 재활용기술 발전은 더뎌 전 세계 폐휴대폰의 수거 및 재활용률이 20%를 밑돌고 한국의 경우 4%에도 미치지 못한다.

대표적인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와 관련해 전 세계 시민들과 함께 ‘갤럭시를 구하라’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한다. 생산 및 수거된 제품의 재활용 대책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생산된 갤럭시노트7은 430만대. 금 100㎏, 은 1,000㎏, 코발트 2만㎏, 텅스텐 1,000㎏ 등 엄청난 양의 희소금속과 귀금속이 사용됐다. 이제는 이를 어떻게 회수하고 재활용하느냐가 세계적인 관심사가 됐다. /이용택 논설위원

이용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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