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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트럼프 리스크 덮친 금융시장] 커지는 국내외 정치 리스크...시총 상위 10개 종목 온통 '파란불'

'일방 개각'으로 갈등 커지고 美 대선마저 악재로

코스닥 투자심리 급랭...172개 종목 52주 신저가

원·달러 환율도 하루새 12.4원 급등...변동성 확대



트럼프 리스크에 국내 정국 불안까지 겹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연일 요동치고 있다. 주식시장은 올 들어 기관의 수급 주도력이 약해지면서 미국 대선 결과와 금리 인상 등 해외 이벤트에 실시간으로 춤추는 외국인의 동향에 따라 지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하루 사이 12원40전 급등(원화 가치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는 모양새다.

코스피지수는 2일 오전 국정공백 속에 전격 단행된 개각 이후 수직 낙하했다. 청와대의 개각 카드로 여야 간 갈등이 커지면서 정치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감 탓이다. ‘최순실 게이트’가 처음 불거지기 시작한 지난달 24일만 하더라도 주식시장과의 연관성을 낮게 봤던 증권가도 이번 사태가 행여나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연결될 것인지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날 개각으로 정치적인 불안감이 더욱 고조된 가운데 미국 대선 레이스가 막판에 요동치며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대선을 코앞에 두고 도널드 트럼프의 지지율이 힐러리 클린턴을 앞섰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원화를 포함한 신흥국 통화가 약세인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대선 불확실성이 걷힐 때까지 외국인이 신흥국 주식시장에선 현물은 관망세, 선물은 매도로 포지션을 변화하며 리스크를 헤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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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코스피지수는 ‘최순실 게이트’와 ‘트럼프 리스크’로 한 달 보름 만에 2,000선이 무너졌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1.42% 하락한 1.978.94포인트를 기록했고 원·달러 환율은 9원90전 오른 1,149원80전에 마감했다. /연합뉴스2일 코스피지수는 ‘최순실 게이트’와 ‘트럼프 리스크’로 한 달 보름 만에 2,000선이 무너졌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1.42% 하락한 1.978.94포인트를 기록했고 원·달러 환율은 9원90전 오른 1,149원80전에 마감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9원90전 오른 1,149원80전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개각 발표 후 장중 한때 1,152원30전까지 치솟으며 4개월 만에 1,150원대에 진입하기도 했다. 최근 국내 증시를 쥐락펴락하는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200선물을 약 1만계약 체결했다. 앞으로 지수 하락에 베팅했지만 현물시장에서는 220억원 순매도로 방향성을 보이지 않았다. 기관의 수급 주도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외국인이 선물 매도를 확대하자 대형주 위주로 프로그램 매매가 나오면서 선물(꼬리)이 현물(몸통)을 흔드는 현상이 벌어졌다. 이날 삼성전자(-0.54%)·한국전력(-0.91%)·현대자동차(-1.41%) 등 코스피 상위 10개 종목이 모두 하락한 것도 이 같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주는 금리와 환율 모두 올라가는 추세인데다 클린턴의 e메일 스캔들로 트럼프 당선 가능성도 높아졌다”며 “이는 외국인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쳐 한국을 포함한 신흥시장에서 발을 빼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 위주인 코스닥시장도 최근 불거진 국내외 리스크에 개인의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되며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52주 신저가는 172개 종목에 달했다. 올 들어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지기 직전인 지난달 24일까지 5조7,830억원을 순매수하며 장을 이끌었던 개인은 이후 최근 7거래일 동안 919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코스피에서는 4,423억원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이연선·서민우·서지혜기자 ingaghi@sedaily.com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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