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나가라는 비박계 VS 버티는 이정현...'지도부 사퇴' 대립 與 분당으로 가나

정병국 "결별 각오 싸워야" 불구

보수정당 분당 전례 거의 없고

정권재창출 의지에 현실화 의문

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순실 사태 진상규명과 국정 정상화를 위한 새누리당 국회의원 모임에서 참석자들이 현안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순실 사태 진상규명과 국정 정상화를 위한 새누리당 국회의원 모임에서 참석자들이 현안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도부의 사퇴 여부를 두고 새누리당이 갈라진 가운데 급기야 ‘분당(分黨)’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이에 따라 4일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지도부 사퇴에 대해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순실 사태 진상규명과 국정 정상화를 위한 새누리당 국회의원 모임’은 3일 오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지도부 사퇴에 다시 한 번 뜻을 모았다.

간사를 맡고 있는 오신환 의원은 회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정당은 국민의 지지를 받아 존재하는 건데 민심은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이 저희의 입장”이라며 “이정현 대표도 그 뜻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도부 총사퇴 요구는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자마자부터 비박근혜계에서 꾸준히 제기됐다. 전날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 간담회 자리에서는 중진의원들이 이 대표의 면전에서 공식적으로 사퇴를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꾸준히 사태 수습을 우선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평행선이 좁혀지지 않는 상황이다.

이날도 이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위기에 처한 배의 선장이라는 심정으로 임하고 있다”며 “위기 상황을 소속 국회의원, 당원들과 함께 극복하는 일도 하겠다는 각오로 당 대표를 했다”고 말했다. 사퇴 요구를 다시 한 번 거부한 것이다.


특히 지도부 사퇴 요구의 배후에 김무성 전 대표가 있다는 소문을 의식한 듯 “김 전 대표께서 당의 큰 형님, 전임 당 대표, 6선 중진의원으로서 소속의원과 당원 동지들에게 어렵고 힘들 때는 당이 화합·단합해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해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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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 정우택 의원을 포함한 당의 대선주자가 되겠다는 큰 선배, 지도자, 어른들께서 그렇게 이끌어주시길 간절하게 호소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버티기’가 이어지자 비박계에서는 ‘분당’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는 상황이다.

김성태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측근 세력들이 자성하고 국민에게 사죄하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무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새누리당은 앞으로 그냥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분당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정병국 의원도 라디오를 통해 “분당까지 가서는 안 되겠지만 그런 각오를 하고 싸워야 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다만 보수정당이 실제 분당까지 쪼개진 전례를 거의 찾아보기 힘든데다 ‘정권 재창출’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는 만큼 현실성 여부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당내에서는 4일 예정된 의총장에서 지도부가 의원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 혹은 비박계 의원들이 지도부 사퇴를 관철시키느냐에 따라 앞으로 후폭풍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권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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