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이종욱 대웅제약 부회장 "보톡스 균주 논란, 법적 대응 검토 중"



이종욱(사진) 대웅제약 부회장이 최근 메디톡스가 성형용 제재인 보톡스 원료 ‘보톨리눔 톡스’ 균주 출처에 의문을 제기한 데 대해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과 관련한 손해배상 등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디톡스 측은 대웅제약이 보톡스 균주를 자체 추출해낼 가능성은 ‘로또 당첨 확률보다 낮다’는 입장으로 본인들의 균주를 훔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품고 있다. 메디톡스 측은 4일 기자회견을 통해 에릭 존슨 위스콘신대 교수가 직접 질의응답에 나서고 보톡스 균주 염기서열까지 공개하며 대웅제약 측을 압박하겠다는 입장이다. 보톡스 논란이 ‘강(强)대강’ 국면,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이 부회장은 3일 서울 삼성동 대웅제약 본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메디톡스의 문제 제기는) 허위 사실을 토대로 논란을 일으키려는 것에 불과하고 업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보톡스 균주 출처가 문제라면 염기서열까지 공개할 의사가 있다”며 “다만 이 같은 소모적 논란이 누구에게 이득이 될지 의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메디톡스 측은 대웅제약이 보톡스 제품인 ‘나보타’를 출시한 지난 2014년부터 균주 출처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왔고 얼마 전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된 바 있다. 메디톡스는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균주를 들여온 반면 대웅제약은 회사 연구소 마구간 내 토양에서 균주를 발견해 상용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보톨리눔톡스 균은 토양미생물로 혐기성 토양이나 통조림 등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다”며 “대웅은 균 분리 즉시 정부기관에 적법한 절차를 거쳐 신고하고 모든 법적 요건을 갖춰 균주를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보톡스 균주를 발견한 후 제품 출시를 위해 4년 동안 연구를 거듭해왔다”며 “나보타는 60개국 이상에서 1조원 이상의 계약을 달성했고 미국에서 임상 3상을 마치고 미국식품의약국(FDA)의 허가까지 앞두고 있어 세계 시장에서도 주목받는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보톡스 관련 시장은 국내에서는 메디톡스가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이어 휴젤·대웅제약순이다. 휴젤의 경우 썩은 통조림에서 균주를 추출해냈다는 입장이며 메디톡스의 잇따른 문제 제기에 반발해 대웅제약과 마찬가지로 법정 대응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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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이번 보톡스 균주 논란이 대웅제약의 미국 진출을 앞두고 벌어지는 업체 간 ‘기 싸움’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주무부서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각 업체는 보톡스 균주 출처와 발견과정 등의 자료를 적합하게 제출했으며 효능과 효과에 대한 임상 과정도 거쳤기 때문에 절차나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논란이 전 세계 보톡스 균주 7개 중 3개를 보유하며 ‘보톡스 강국’으로 자리매김한 국내 산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국내 보톡스 시장 규모만 1,000억원, 글로벌 시장 전체 규모는 5조원에 육박해 시장 주도권을 놓고 업체 간 ‘물어뜯기 식 싸움’이 앞으로 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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