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차이나머니 먹성에 관계 삐걱거리는 중국·독일

中 상무부, 아익스트론 인수 제동에 “양국관계 타격” 경고

오스람, 로봇업체 쿠카 딜에서도 대립

독일 정부의 중국 기업 인수합병(M&A) 제동이 양국간 무역 갈등으로 번질 태세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중국의 독일기업 사냥을 둘러싼 중국과 독일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양국 관계는 물론 중국의 유럽연합(EU) 교역에도 타격이 미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독일 정부가 중국 자본의 독일 반도체회사 아익스트론 인수 승인을 철회하자 중국 당국은 주중 독일 대사관의 당국자를 초치하는 등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친중국 노선을 펼쳐왔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까지 나서 “독일 산업의 입지를 지킬 것”이라고 발표하자 중국 당국은 최근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지그마허 가브리엘 부총리 겸 경제장관이 60여명의 독일 경제 대표단을 이끌고 1일 중국을 방문한 이후 양국 간의 기 싸움은 설전 양상을 넘어 무역·경제 갈등으로까지 번질 분위기다.


중국 상무부는 2일 가브리엘 부총리와 리커창 중국 총리 회담 이후 언론 브리핑에서 “독일 정부의 아익스트론 승인 철회는 양국 투자 경제협력의 발전에 해로울 것”이라고 경고 목소리를 냈다. 이에 앞서 주독일 중국 대사는 가브리엘 부총리의 중국 방문 직전 “독일의 보호주의가 고조되고 있다”며 독일 정부를 비판하는 기고문을 독일 신문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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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이같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것은 독일 정부의 중국 견제가 자칫 EU 차원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독일 로봇 기업인 쿠카가 중국 기업 메이디로 인수되면서 독일에서는 기술 유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독일 정부가 중국의 자국 기업 사냥을 차단하려는 것은 물론 중국 기업 규제를 EU 전체 차원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가브리엘 부총리는 방중 기간 중국 정부 관리들과 만난 자리에서 독일 기업들이 중국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개선해줄 것을 주문하면서 중국의 철강 과잉생산과 같은 민감한 주제를 노골적으로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경제부는 앞서 중국자본의 아익스트론 인수 승인을 철회한 데 이어 중국 싸난 옵토엘렉트로닉스의 독일 오스람 인수에 대해서도 조사에 들어갔다. 글로벌 데이터제공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들어 중국에 인수된 독일 기업은 44곳이며 인수합병 금액은 113억 달러(12조6,000억원)로 종전 최고치였던 2014년 연간실적 26억 달러(약 3조원)의 4배를 넘어섰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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