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최순실 게이트]"김종 전 차관, 체육인 탈을 쓴 악마...지금 체육계 사건 대부분 개입"

K스포츠 설립후 문닫은 체육인재육성재단 전 이사장

"예산·고용승계 담보로 해체 압박...기재부가 주도 거짓으로 해명도"

김 前차관은 "재단 없애는 것 절대 반대...법에 의해 모든 활동"





체육계 ‘젊은 좌장’으로 주목받았던 송강영 동서대 레저스포츠학과 교수는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인물 가운데 한 명인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 대해 “체육인의 탈을 쓴 악마”라며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송 교수는 지난해 5월 문을 닫은 체육인재육성재단의 4대 이사장이었다. 이 재단은 지난해 K스포츠재단 설립 이후 느닷없이 폐지됐다. 우수한 평가를 받던 체육인재육성재단의 갑작스러운 폐지를 두고 체육계에서는 ‘K스포츠재단 설립의 희생양’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K스포츠재단은 ‘체육인재 육성’을 목표로 설립됐다고 밝혔지만 이미 같은 목적으로 활동하던 재단을 없애고 그 자리를 꿰찼다는 지적이 나왔다.


송 교수는 3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 전 차관의 과거 행태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송 교수는 “지금 체육계에서 일어나는 일의 100개 중 99개는 김 전 차관이 개입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체육인재육성재단의 갑작스러운 해체 과정에 대해서는 “김 전 차관이 거대한 권력 뒤에 숨어서 시킨 것”이라고 주장하며 “체육인이라고 말하고 다니는 사람이 체육계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하는 기관을 없애는 데 앞장섰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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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인재육성재단은 지난 2007년 출범해 체육인재 육성, 지도자 역량 교육 등을 목표로 활동해온 재단이다. 정부 공공기관 평가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아왔다. K스포츠재단 초대 이사장을 맡은 정동구 전 이사장은 송 교수 전임으로 3대 이사장을 맡았다. 김 전 차관도 재단 이사로 재직했다.

송 교수는 “김 전 차관이 재단 폐지를 주도하고 정 전 이사장이 K스포츠재단의 초대 이사장으로 갔다는 소식에 배신감을 느꼈다”며 “체육계 원로가 후배 체육인들에게 귀감이 되지는 못할망정, 굉장히 속상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재단 폐지 과정에 대해 “지난해 5월27일에 기획재정부가 통폐합 조정안을 발표했는데 전날인 26일 우리 재단이 통합된다는 사실을 보도자료를 보고 알았다”고 밝혔다. 송 교수는 문체부에 재단 폐지 사유를 물어봤더니 “자기들이 한 것이 아니라 기재부가 했다”는 핑계만 돌아왔다고 전했다. 이후 기재부로부터 “정부 산하기관까지 우리가 어떻게 알겠나. 담당 부처가 올리는 대로 한 것”이라는 답변을 듣고서야 문체부가 거짓으로 해명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송 교수는 재단 폐지를 반대하며 7개월여를 버텼지만 결국 문체부를 이길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문체부가 통합에 응하지 않으면 예산을 주지 않고 직원들 고용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압박했다”면서 “당시 직원들끼리 갈등도 심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 같은 송 교수의 주장과 관련해 김 전 차관은 “저는 재단을 없애는 것에 절대 반대했다. 이것은 기재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방안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체육계 관련 일에 개입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모든 활동은 법에 의해 한 것이다. 체육 담당 차관으로서 모든 체육계 일을 알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진동영·양사록기자 jin@sedaily.com

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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