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유진 한양대 교수 "'닥치고 입신양명' 문화가 부조리 키워"

재무학회 심포지엄서 '국정농단' 원인 진단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출세 좇아

권력의 부당한 요구에 순종한 탓

정유라 이화여대 특혜 등 벌어져

김영란법 걸맞은 윤리의식 갖춰

공동선·정의에 대해 고민할 때

유진 한양대 금융경제학부 교수유진 한양대 금융경제학부 교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출세하려는 한국의 ‘입신양명(立身揚名)’ 문화가 우리나라 특유 부조리의 원인입니다.”

유진(사진) 한양대 교수는 4일 한국재무학회(회장 양채열) 주관으로 전남대에서 ‘금융과 윤리-금융분쟁과 금융소비자 보호문제’를 주제로 열린 특별 심포지엄에서 우리나라 분쟁 원인 중 하나를 우리나라 특유의 가치관과 문화로 꼽으며 이같이 주장했다. 최근 최순실씨 국정 농단 사태로 국가적 큰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이화여대 입학 등 특혜도 이런 잘못된 입신양명 문화에 기댄 대학(교수들)의 권력에 대한 순종 결과라는 비판이다.


유 교수는 “미국은 자선·기부·사회환원 문화가 있고 일본은 이웃에 대한 배려 문화가 있다”며 “한국은 no matter what(무슨 일이 있어도) 입신양명 문화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대한민국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문화가 있다”며 “4급 이상 고위공직자의 입대 면제 비율이 일반인의 38배에 달하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잘못된 입신양명 문화는 옳고 그름, 배려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다”며 “이러한 환경에서는 층간 소음, 엉망 주차 등에서 보듯이 분쟁의 빈도·강도가 높아지고 상식적·합리적 해결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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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교수는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실험보고서를 조작한 서울대 교수와 정씨에게 특혜를 준 이화여대의 행태를 언급하고 “권력에 대한 순종 결과”라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김영란법에 어울리는 도덕 재무장 운동이라도 있어야 하고 특히 영향력이 큰 교수들이 공동선과 정의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채열 한국재무학회장은 초대말을 통해 “맹자의 ‘측은지심’, 실천윤리학자 피터 싱어의 ‘연못에 빠진 아이 구하기’는 호모사피엔스가 지니는 윤리적·공감적 능력이 진화적으로 형성된 인간의 본성”이라며 “자기의 이익추구를 최대한 보장하는 시스템이 최선의 사회시스템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타인에 대한 배려 등 친사회적 행동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는 사회제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주=김선덕기자 sdkim@sedaily.com

김선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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