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에 상영된 ‘우주 전쟁’과 1977년에 나온 ‘지옥의 사막’을 비롯해 ‘딥 임팩트’, ‘브로큰 애로우’, ‘007 언리미티드’, ‘인디펜던스 데이’, ‘혹성탈출’, 그리고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까지. 이들 영화의 공통점은 핵을 소재로 했다는 사실이다. 1945년 히로시마 원폭 투하 이후 다큐멘터리와 영화를 통해 접하던 핵무기에 대한 체감 온도가 점차 달라지는 양상이다. 북한의 핵실험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으며 핵을 빌미로 한 협상이 잦아진 탓에 더 이상 핵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닌 상황에 이르렀다.
평소 눈여겨보지 않았던 상식을 ‘잡학’이라 통칭하며 그 안에서 삶의 유용한 지혜를 찾고자 하는 ‘잡학콘서트 시리즈’가 핵을 주제로 첫 권을 선보였다. 에니지는 질량과 속도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아인슈타인의 공식으로 시작해 핵무기의 탄생부터 북한 핵의 실상, 북한의 서울 공격에 대한 가상 시나리오, 북한이 NPT 조약을 지키지 않고 핵무기를 개발하는 이유, 세계 핵보유국들의 실태 등을 여러 각도에서 분석했다. 표제는 가볍게 읽힐 책처럼 보이지만 사안의 심각성 때문에 책장을 넘기는 손은 무겁다.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