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朴 "특검도 받겠지만 국정 중단은 안돼"

2차 대국민 사과 담화

靑주도 정면돌파 의지...野 "상황인식 절망적" 2선후퇴·총리내정 철회 요구

열흘만에 두번째...‘마지막 사과’ 될까열흘만에 두번째...‘마지막 사과’ 될까


박근혜 대통령 4일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이며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까지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박 대통령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재임 중 검찰 수사를 받은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국정은 한시라도 중단돼서는 안 된다”며 이번 혼란을 정면돌파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야권은 “대통령의 상황인식이 절망적”이라며 박 대통령의 2선 후퇴, 김병준 총리 내정 철회를 거듭 요구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며 최근의 국정혼란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하고 검찰 수사 수용 의사를 밝혔다.

박 대통령은 “국가 경제와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바람에서 추진된 일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특정 개인이 이권을 챙기고 여러 위법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하니 너무나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이 모든 사태는 저의 불찰로 큰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의 진상과 책임을 규명하는 데 최대한 협조하겠다. 저 역시도 모든 책임을 질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국정혼란이 자신의 부적절한 처신에서 비롯된 것임을 인정했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씨가) 제가 가장 힘들었던 시절에 곁을 지켜줘 저 스스로 경계의 담장을 낮췄다”며 “돌이켜보니 개인적 인연을 믿고 제대로 살피지 못한 나머지 주변 사람들에게 엄격하지 못한 결과가 되고 말았다. 스스로를 용서하기 어렵고 서글픈 마음에 밤잠을 이루기도 힘이 든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제가 사이비 종교에 빠졌다거나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이는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며 점술과 주술·심령술 등과 관련된 풍문은 정면 부인했다.

관련기사



끝으로 박 대통령은 “국민들께서 맡겨주신 책임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각계 원로, 종교 지도자, 여야 대표와 소통하면서 국민 여러분과 국회의 요구를 더욱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는 자신이 직접 혼란을 수습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은 발언으로 읽힌다. 박 대통령은 후임 국무총리와의 권한·역할 분담, 2선 후퇴 등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박 대통령 담화 직후 “분노하는 민심에 전혀 대답이 되지 못했다”며 “검찰 수사의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별도 특검과 국정조사, 김병준 총리 후보 내정 철회, 국회 추천 총리 수용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정권퇴진운동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안보·민생경제 언급은 대통령이 국정 중심에 서서 하겠다는 의지”라며 “국민의 마음을 얻을지 미심쩍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모든 책임을 질 각오가 돼 있다고 말한 것은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국면전환, 책임전가용 담화”라며 즉각 물러날 것을 요구했고 남경필 경기도 지사 역시 “참담하다. 이건 국민이 원하는 게 아니다”라며 2선 후퇴를 주장했다.

맹준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