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월세거래에서 월세 대신 전세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아파트 소유자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던 현상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전체 아파트 월별 전·월세 거래량 중 전세 비중은 올해 3월 61.9%로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10월 68.7%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각 자치구별 올해 10월 전세 거래 비중은 금천구가 83.1%로 가장 높았고 강서(76.6%)·은평(75.2%)·영등포(73.5%)·양천(73.5%)·강북구(72.4%) 순을 기록했다. 반면 강남 일대 지역은 강남구 66.1%, 서초구 65.8%, 송파구 67.6%로 상대적으로 전세 거래 비중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가율(매매 대비 전세 시세 비율)이 높은 비강남권을 중심으로 전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아파트 시세 상승세에 편승해 ‘갭투자(전세 세입자가 있는 주택을 매입하는 투자 방식)’ 등으로 전세 보증금을 활용해 아파트 청약, 매매 등에 나서는 추세의 확산이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안성용 우리은행 부동산팀 차장은 “아파트값이 정체돼 있을 때는 월세로 이자 비용을 내는 식의 투자가 주로 이뤄졌지만 아파트값이 상승하면 전세값을 높여 투자에 활용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값은 올해 초부터 상승세가 이어지다 최근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 대책 발표를 예고한 지난달에 들어서야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눈길을 끄는 것은 월세 거래 비중이 앞으로도 증가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월세 거래 비중이 하락하거나 약보합 수준에 머물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전세 가격의 경우 입주물량 증가 영향으로 전세물량이 늘어나고 월세 전환 속도는 더뎌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