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朴, 대기업 총수 독대·모금 독려했나…檢, 전경련 임원 줄소환

차은택 측근들도 불러 압박수위 높여

안종범 휴대전화·다이어리도 확보



검찰이 미르·K스포츠재단의 ‘강압모금’ 의혹을 캐기 위해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들을 잇달아 소환해 박근혜 대통령의 개입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순실씨 최측근으로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한 차은택(47)씨 주변으로도 수사망을 넓히는 모습이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7일 전경련의 박모 전무와 이모 상무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대기업 총수들을 비공개로 직접 만나 모금을 독려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에 대한 확인 작업에 나선 것이다. 특별수사본부는 이날 수사팀 내 검사 3명으로 기업 전담팀을 꾸리고 모금 관련 의혹을 집중 수사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7월24일 청와대에서 대기업 총수 17명과 오찬 간담회를 개최한 뒤 따로 7명의 총수를 면담하면서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출연을 주문했다는 의혹이 있다. 비공개 면담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정황을 포착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이런 정황이 담긴 안 전 수석의 휴대폰과 다이어리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이날 소환된 전경련 임원들은 “면담은 청와대가 직접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 차원에서는 내용을 알 수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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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은 지금껏 두 재단의 모금에 대해 ‘자발적 출연’이라고 말해왔던 터라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검찰은 두 재단이 박 대통령의 지시나 묵인에 따라 설립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의 전방위 압박으로 박 대통령의 ‘현직 대통령 최초’ 검찰 소환 조사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함께 검찰은 중국에 체류 중인 차씨 측근들을 소환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검찰은 이날 차씨가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 대표이자 차씨의 측근인 김모씨를 참고인으로 소환해 거액의 대기업 광고를 독식한 경위 등을 조사했다. 차씨는 여전히 중국 모처에 체류하며 귀국 후 검찰 소환 조사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차씨가 9일 귀국한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변호인은 ‘모르는 일’이라고 한다”며 “언제 올지는 아직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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