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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대형주 장세는 ETF가 정답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전세계적으로 액티브 펀드는 위축되고 반대로 패시브 펀드의 성장세가 매우 빠르다. 올해 7월 무디스에서 발간한 보고서에서는 액티브 펀드에서 값싼 패시브 펀드로의 이동이 향후 몇 년 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동시에 전통적인 자산운용 업계가 상당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액티브 펀드가 고전하고 있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비싼 비용에도 불구하고 시장보다 수익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최근 BOA메릴린치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상반기에 미국 벤치마크 지수인 러셀(lussell)1,000 지수 수익률을 상회한 대형주 펀드매니저 비중이 18%에 그쳐 2003년 이후 가장 부진한 성과를 기록했다. 국내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코스피 지수의 25%를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홀로 30% 이상 오르는 시장 상황에서 대부분 액티브 펀드들은 시장을 이기기가 어렵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가장 적은 비용으로 단순하게 시장 수익률을 추적하는 ETF와 같은 패시브 펀드로 자금이 몰릴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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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에게 이제 ETF는 필수다. 전세계적으로 ETF는 전체 펀드 자산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하루 주식거래의 약 30%를 ETF다. 전세계적으로 ETF 시장의 성장세는 둔화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국내 ETF 시장 규모는 약 24조원으로 10년간 10배 이상 커졌다. ETF가 전체 주식시장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를 훨씬 뛰어 넘었다. ETF는 개별 종목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은 일반 투자자들에게 가장 쉽게 분산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국내보다 실상을 자세히 알기 어려운 해외 업종이나 전체 시장에 투자할 때는 더욱 그렇다. 그리고 이는 일반투자자 뿐만이 아니고 기관투자자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말이다.

미국의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인 데이비드 아인혼(David Einhorn)은 적당히 많은 종목으로 집중된 포트폴리오 스타일의 펀드를 운용한다. 그는 자신의 책에서 또 다른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인 조엘 그린블란트가 주장한 집중된 포트포리오의 장점과 분산투자의 장점을 동시에 소개하고 그 결론이 그에게 매우 중요한 통찰을 제공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주식시장의 영원한 고수익 테마들’이라는 책에서 “8개 종목을 보유하면 1개 종목을 보유했을 때 리스크의 81%를 32개 종목을 보유하면 96%의 리스크를 제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불과 3, 4년 전에 3~4%대였던 금리가 1% 초반 수준까지 하락했다. 정기예적금 금리는 세금을 제외하면 1.5%가 채 안 된다. 성장에 대한 기대가 낮아졌다는 건 투자에 있어서도 수익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의미다. 수익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면 작은 이익도 소중해진다. ETF의 낮은 비용과 투명성 등의 강점들은 저성장 환경에서 투자자들에게 더 크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이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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