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음악인 시국선언, 예술계도 성났다 "가만히 있으라니 참을 수 없다"

대중음악, 전통음악, 클래식 등의 음악인 2300여명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을 공개했다. 이들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드러난 대한민국의 실상은 민주공화국에 살고 있다는 믿음을 완전히 짓밟았다”면서 “민주공화국이 부활할 때까지 시민들과 연대하며 음악인으로서의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음악인들은 8일 오전 11시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음악인 2300여명이 연명한 ‘민주공화국 부활을 위한 음악인 시국선언’을 낭독했다. 음악인 시국선언 규모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이날 가수 손병휘씨의 사회로 진행된 시국선언 발표 자리에는 음악인 권진원·말로·서정민갑·손병휘·신대철·원일·이재욱·정민아·차승우 등 30여명이 동참했다. 국악 작곡가 원일씨는 “옛부터 소리를 듣지 못하는 자는 나라를 다스리지 못했다”며 “지금 국민들, 예술인들이 어떤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 듣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악기 ‘경종’을 들고 나와 이를 울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성악가 이재욱씨는 “처음 이런 자리에 나왔다”면서 “우리나라가 민주공화국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믿고 기다릴 수 없고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나왔다”고 했다. 참석자 발언과 함께 야마가타 트윅스터와 가야금 연주가 정민아씨의 공연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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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시국선언을 통해 박 대통령에게 즉각 물러날 것과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을 촉구했다. 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실상을 밝히고 관련 세력을 엄중 처벌할 것을 요구했다. 음악인들은 “우리들의 요구는 단편적인 사건 해결에 국한된 것이 아닌 본질적인 민주주의 국가의 회복을 열명하는 근본적 문제제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세월 참사 등 현 정부에서 일어난 민주주의·민생 유린의 진실을 밝혀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청와대가 정치적 검열을 위한 ‘예술인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정부 부처에 내려보낸 사건과 ‘비선 실세’ 관련자들이 문화행정에 관여한 것과 관련해 책임자 처벌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앞서 지난 2일 대중음악평론가 서정민갑, 국악인 최용석, 대중음악인 이광석, 손병휘, 작곡가 신동일, 황호준 등 음악인들은 시국선언을 진행하기로 하고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서명을 받은 바 있다. 서정민갑 평론가는 “작사가, 작곡가, 연주가, 랩퍼, 보컬리스트, 싱어송라이터, 밴드, 교수, 제작자, 기획자, 평론가, 엔지니어 등 모든 분야의 음악인들, 또한 전 지역의 음악인들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음악인들이 집단으로 시국선언을 한 것은 2009년 이명박 정권 규탄이 처음으로 당시엔 7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음악인들은 오는 12일 대규모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등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행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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