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새누리당이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성재 김대중아카데미 원장을 총리 후보군으로 접촉했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여권이 ‘비문’ ‘친 국민의당’ 성향의 인사를 총리직으로 앉히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그간의 관측에 무게가 실리게 됐다.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가 김병준 총리 내정자를 지명하기 전에 박 위원장에게 총리직을 제안했다고 들었다”며 “본인이 ‘그건 내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면서 거절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의 측근인 김성재 김대중아카데미 원장은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접촉해 총리직을 제안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저와 가까운 동교동계 한 인사가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로부터 전화를 받아, 제가 그 인사를 총리로 추천하면 여당도 제안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간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여야 대치가 깊어질 때 국민의당과 동조 전략을 펼치기도 했다. 실제로 5·18 추모행사에서 임을위한행진곡 제창 문제를 놓고 보훈처의 결정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릴 때 현기환 전 정무수석은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를 제외하고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에게만 문자로 결정 내용을 통보하기도 했다. 더민주 원내관계자도 “국민의당이 야권 공조에서 이탈 할까봐 협상 때마다 신경이 쓰인다”고 토로한 바 있다. 대통령 2선후퇴 없이 여야 합의 총리 논의가 어렵다는 야당의 공식 반응이 나온 가운데 국민의당의 한 의원은 같은당 주승용 의원에게 문자를 보내 김한길 국민의당 고문을 총리 후보로 추천하면 좋겠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