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트럼프 당선..초토화된 금융시장]금값·엔화 치솟고 페소화 폭락..."외환시장 피바다 되고 있다"

투자자들 안전자산으로 쏠려

당분간 프랑화 등 값상승 지속

북미자유무역협정 백지화로

멕시코 경제 치명상 가능성도

9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증권사 객장 전광판을 통해 상하이 종합주가지수를 살펴보던 중국인 남성이 괴로운 듯 이마에 손을 얹고 앉아 있다. 이날 미국 제45대 대통령으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유력해지면서 한국과 일본·중국 증시는 동반 하락했다. 도쿄 증시의 대표지수인 닛케이225지수는 하락을 거듭하며 전장 대비 5.36% 떨어진 1만6,251.54에 장을 마쳤으며 홍콩 항셍지수는 이날 오후3시 기준 2% 가까이 하락한 상황에서 거래되고 있다. 상하이 종합주가지수는 0.62% 떨어진 3128.37로 마감했다.           9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증권사 객장 전광판을 통해 상하이 종합주가지수를 살펴보던 중국인 남성이 괴로운 듯 이마에 손을 얹고 앉아 있다. 이날 미국 제45대 대통령으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유력해지면서 한국과 일본·중국 증시는 동반 하락했다. 도쿄 증시의 대표지수인 닛케이225지수는 하락을 거듭하며 전장 대비 5.36% 떨어진 1만6,251.54에 장을 마쳤으며 홍콩 항셍지수는 이날 오후3시 기준 2% 가까이 하락한 상황에서 거래되고 있다. 상하이 종합주가지수는 0.62% 떨어진 3128.37로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메가톤급 태풍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예상치 못한 쇼크로 불안에 빠진 시장 투자자들이 금과 일본 엔화와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를 급격히 늘렸고 미국 달러화 대비 멕시코 페소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외환시장도 출렁거렸다.

가장 크게 요동친 것은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수요다. 미 대선 결과가 발표된 9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12월물 금 선물은 한때 전 거래일 대비 4.24% 급등한 온스당 1,328.6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미 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9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블룸버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를 급격히 늘리고 있다며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통신은 6월 글로벌 금융시장을 패닉에 빠지게 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사태 때도 안전자산인 금값이 폭등했다며 이번 미 대선의 후폭풍이 당시보다 더 클 수 있다고 보도했다.

금 외에 또 다른 안전자산인 일본 엔화에 대한 수요도 급격히 늘어 가치가 급등했다. 9일 영국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일본 엔화 가치는 전 거래일 대비 3.33% 오른 달러당 101.58엔에 거래됐다. 이 역시 미 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9월 이후 엔화 가치가 가장 높아진 것이다. 외환시장에서 엔화와 함께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스위스 프랑화도 가치가 뛰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 대비 프랑화는 전 거래일 대비 약 2% 가치가 급등한 달러당 0.9579프랑에 거래됐다. 블룸버그는 당분간 외환시장에서 두 통화의 가치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에서 안전자산 수요 증대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와 인터뷰한 미 투자회사 더프라이빗클라이언트그룹의 마크 위트킨스 투자매니저는 “트럼트의 공약과 정책 불확실성이 크다”며 “불안해 하는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에서 금과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토 유지로 노무라 외환전문애널리스트도 “트럼프가 대선에서 이긴다면 일본 엔화의 가치는 분명히 올라갈 것”이라며 “당분간 엔화 약세 모멘텀이 나타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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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트럼프 승리 소식에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급락했다. 이날 영국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전 거래일 대비 12% 이상 급락한 달러당 20.7039페소에 거래됐다. 이는 페소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것이다. 블룸버그와 인터뷰한 외환전문거래업체 오안다(OANDA)의 크래그 얼램 애널리스트는 “트럼프의 백악관행으로 외환시장이 피바다가 되고 있다”며 “특히 멕시코 페소화 상황은 최악”이라고 말했다. 통신에 따르면 앞서 노무라증권은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페소화 가치가 달러당 21~29페소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통화가치 하락뿐 아니라 멕시코 경제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는 당장 미국과 멕시코가 포함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백지화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국내 생산품 중 80%를 미국에 수출하는 멕시코는 중국·캐나다에 이어 세 번째로 무역 규모가 큰 미국의 경제 파트너다. 1994년 NAFTA 협상 발효 이후 멕시코와 미국 간 무역 교역량은 연간 평균 5,000억달러(약 572조5,000억 원)에 이른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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