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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유럽 채권시장의 새로운 투자기회

존 테일러 AB자산운용 유럽 멀티섹터 부문 포트폴리오 매니저존 테일러 AB자산운용 유럽 멀티섹터 부문 포트폴리오 매니저


현재 유럽에서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투자자산으로 마이너스 금리 채권이 있다. 채권 투자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했던 투자자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채권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여러 기회들이 존재한다. 지난 봄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 정책의 일환으로 각국 국채 매입에 나서면서 제로 금리를 시작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거치고 있다. ECB의 매입 자금은 절반 이상의 유로 국채 금리를 마이너스 영역으로 끌어내렸다. 이런 현상은 유럽 회사채로도 번져 갔고 6월 ECB는 양적완화 매입대상 채권에 고등급 회사채를 포함하는 등 파격적인 조치를 시행했다. 유럽 크레디트 시장은 유동성이 특별히 풍부하지도 않고 규모도 크지 않기 때문에 ECB의 매입은 채권 가격에 큰 영향을 미쳤다.

물론 마이너스 수익률 채권을 만기 이전에 더 높은 가격에 되팔 수 있다면 자본 이익면에서 플러스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채권 가격이 앞으로도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에 유효하다. 한 방향에 베팅하는 것은 불완전한 전략이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어떻게 유럽 채권시장의 투자기회를 누릴 수 있을까. 현재의 유럽 채권시장에서 성공적인 투자 결실을 거두기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 원칙을 기억하자.


첫째, 양적완화가 주도하는 흐름에서 벗어나 채권시장을 조금 더 넓은 시각에서 바라보면 가치 있는 투자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스페인·이탈리아·포르투갈 등 남부 유럽의 장기 국채들은 유럽의 높은 등급 회사채보다 더욱 매력적인 수익률을 제공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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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로는 최근 유로 자금조달 비용이 저렴해지면서 점점 더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유로화 표시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새로운 투자 기회가 늘어난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신흥시장의 회사채 및 이전까지 달러화 표시 채권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던 국채에까지 확장될 수 있다. 이들 채권 대부분은 ECB 양적완화의 매입 대상이 아니므로 유럽 시장의 채권 금리 급락세로부터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

셋째,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모두가 잘 알고 있는 투자격언이지만 쉽게 지나치곤 한다. 벤치마크를 추종하는 투자는 특정 채권에만 편중되기 때문에 시장이 좋지 않을 경우 손실이 크다. 하지만 액티브 채권펀드는 다양한 종류의 달걀을 여러 바구니에 나눠 담기 때문에 여러 상황에서 위험 관리에 적합하다. 실제로 시장 전망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고 잘 분산된 채권 포트폴리오에 투자한 경우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Brexit) 타격 이후에도 손실이 크지 않았다.

앞서 살펴봤듯 모든 이슈마다 위험이 존재하지만 그로 인해 모든 투자 기회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잘 준비된 채권 투자자들은 예상치 못한 환경에서도 손실은 줄이면서 자산을 지켜내는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존 테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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