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제조업 고용 한파 갈수록 심각

통계청 '10월 고용동향'

조선 등 산업계 구조조정 여파

청년 실업률 8.5% 환란후 최고

내수·소비위축 등 악순환 우려

1015A12 제조업 취업자수1015A12 제조업 취업자수


경제의 심장인 제조업의 고용감소는 경제가 심각하다는 신호다. 투자와 고용이 비교적 긴 호흡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고용이 크게 줄어든다는 것은 제조업의 추락을 뜻한다. 제조업발(發) 실업대란이 본격화되면서 ‘제조업 위기→실업자 증가→내수·소비 위축→경기불황’의 악순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진단은 그래서 나온다. 물론 실업률은 오르고 취업자 증가폭이 줄어드는 고용쇼크는 이전에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고용쇼크는 한국 경제의 뿌리이자 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제조업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질적으로 다르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서는 심각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조선업 구조조정과 경기둔화의 영향으로 제조업 취업자가 무려 11만5,000명이나 감소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해온 한국 제조업이 위축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업별로도 농림어업(-4만6,000명), 운수업(-1만명) 등이 줄었다. 다만 숙박 및 음식점업(10만5,000명), 건설업(5만9,000명),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9만2,000명) 등의 고용이 늘었다. 이들 업종은 비정규직이 주를 이룬다. 질 좋은 일자리보다는 직업안정성이 다소 떨어지는 부문의 일자리가 늘고 있는 셈이다.


제조업 고용한파는 실업률 상승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울산·전남·부산·경남 등 조선업 구조조정 관련 지역의 실업률이 치솟은 것이 이를 방증한다. 울산의 실업률은 전년보다 1.4%포인트 뛴 3.6%를 기록했다. 심원보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9월(26만7,000명)보다 전체 취업자 수 증가폭이 늘어난 것은 제조업에서 취업자가 많이 줄었지만 도소매·건설업에서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울산·전남 등의 실업률 증가폭이 큰 것은 구조조정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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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자는 총 92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8만4,000명 늘었다. 40대에서 감소했지만 20·30대 중심으로 증가했다. 청년층 실업자는 37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5만4,000명 늘어났다. 청년실업률은 8.5%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다른 직장을 구하는 취업준비자와 입사시험 준비생 등 사실상 실업자를 고려한 체감실업률(고용보조지표 3)은 10.0%였다.

앞으로도 고용시장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 문제다. 산업 전반의 구조조정이 가속화하고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의 영향이 본격화하면 향후 고용시장의 하방 리스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주력산업의 중국 이전도 고용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김영란법으로 올 하반기 내수가 침체되면 내년에는 실업자가 더 늘어날 소지가 있다”며 “조선·철강 등 우리나라 주력산업들이 중국으로 이전하고 있는 것도 고용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증가도 우려 요인이다. 자영업자는 569만5,000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12만4,000명(2.2%) 증가했다. 경기부진으로 소비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이 늘어날 경우 영업환경은 더욱 악화할 수 있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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