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1,000호점 문턱서 표정 엇갈린 '빅4'…대형 커피전문점 양강체제로

실적악화 카페베네 폐점률↑

투썸은 해외 공략에 박차

1·2위 스타벅스·엔제리너스

1,000호점 조기 달성 경쟁





국내 대형 커피전문점 시장이 1,000호점 돌파를 목전에 두고 ‘빅4’에서 ‘빅2’로 재편되고 있다. 한때 독보적 1위였던 카페베네는 실적 악화의 수렁에서 허우적대고 있고 투썸플레이스는 글로벌 진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는 계획이어서 신세계의 스타벅스와 롯데의 엔제리너스로 양강구도가 좁혀지는 분위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의 국내 매장은 최근 950여개까지 늘어났다. 매달 10여개씩 매장이 늘고 있어 이르면 내년 2월쯤 국내 대형 커피전문점 최초로 1,000호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99년 미국 스타벅스 본사와 신세계가 합작법인 스타벅스커피코리아를 설립하고 서울에 1호점인 이대점을 개점한 지 18년 만이다. 아시아에서는 중국(2,300여개)과 일본(1,230여개)에 이어 세번째다.

롯데리아가 운영하는 엔제리너스도 890여개 매장을 확보하며 1,000호점 고지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엔제리너스는 2006년 뒤늦게 커피전문점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탄탄한 가맹사업 경쟁력을 앞세워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엔제리너스는 연말까지 매장을 900여개로 확대할 계획이어서 내년 상반기 중 1,000호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페베네는 한때 매장수를 930개로 늘리며 1,000호점 달성이 가장 유력했지만 최근 850여개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에는 무리한 사업확장과 마케팅 전략 실패로 경영난에 내몰리면서 창업주인 김선권 회장이 손을 떼고 사모펀드에 매각되는 신세가 됐다. 카페베네는 이후 경영진을 새로 꾸리고 재기에 나섰지만 실적 부진은 갈수록 심화되는 상황이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카페베네의 폐점률은 14.6%로 주요 커피전문점 중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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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푸드빌의 투썸플레이스는 국내 출점과는 별도로 해외시장 공략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 국내 매장은 현재 770여개로 최근 2년 새 300여개나 늘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국내 매장은 내실 위주로 운영하고 비비고, 뚜레쥬르 등과 연계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매출액에서는 2014년 1,607억원에서 2015년 1,800억원으로 12%가 늘어 같은 기간 25.3%의 신장률을 보인 스타벅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카페베네가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투썸플레이스가 해외 무대로 눈을 돌리면서 대형 커피전문점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스타벅스와 엔제리너스의 경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다만 두 업체는 1,000호점을 조기에 달성하기 위해 전력을 집중할 계획이지만 한편으로 이를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부담스러운 입장이다. 대형 커피전문점 최초 1,000호점이라는 상징성과 마케팅 효과가 크지만 대기업 계열 커피전문점이라는 비판 여론도 적잖게 신경이 쓰이는 탓이다. 지난 8월에는 중소형 커피전문점인 이디야커피가 2,000호점을 돌파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전문점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지적에도 꾸준히 성장하면서 2007년 2,300여개였던 매장이 올해 5만개를 넘어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지성·이지윤기자 engine@sedaily.com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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