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승마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과정에서 한 선수의 아버지가 정 씨의 판정 점수에 이의를 제기하자 승마협회 내 최 씨의 측근이 세무조사를 거론하며 항의하지 못하게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11일 동아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승마협회 관계자는 10일 “2014년 6월 경북 상주에서 열린 인천 아시아경기 대표 선발전에서 김모 선수의 아버지가 정유라의 점수가 이상하다고 항의하자 박모 전 협회 전무가 김 선수의 아버지에게 ‘세무조사를 받을 수도 있다’며 더 이상 항의하지 말라고 강요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김 선수의 아버지는 건설사를 운영하고 있어서 박 전 전무의 말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 뒤로 김 선수의 아버지는 판정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당시 대표 선발전에서 정 씨는 1차 시기에서 12위를 기록했지만 2, 3차 시기에서 각각 69.649, 67.412의 높은 점수를 받아 5위를 차지했다. 승마 심판 A씨는 이에 대해 “정유라는 당시 3차 시기 8m 원을 그리는 과목에서 9.5m 정도로 원을 크게 그리고, 발을 바꿔 걷는 답보 기술에서도 7번 중 3번을 실수했다. 당시 실수가 없던 다른 선수들도 65∼66점을 받았는데 심판들이 정유라에게 너무 높은 점수를 줘 판정에 대한 말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승마협회 관계자는 “정유라의 다음 순위를 기록한 김모 선수의 아버지가 당시 판정에 강력하게 항의하며 재심을 요청했지만 심판진이 기각했다. 당시 대회장에서는 박 전 전무가 판정에 관여했다는 얘기가 퍼졌다”라고 토로했다.
정씨는 지난 2008년 당시 초등학교 6학년 시절 금메달을 딴 승마대회 5개 중 4개가 혼자서만 출전한 대회였던 것으로 확인돼 특혜 의혹이 일었다. 중·고등학교에 이어 경복초등학교에서도 출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정씨가 졸업한 경복초등학교에서 ‘확인 불가’ 입장을 내놓으면서 논란은 가중되고 있다. 정씨는 청담고에 재학했던 3년간 총 229일을 학교에 나가지 않았고, 중학교 과정인 선화예술학교 3학년이던 2011학년에는 전체 수업일수 205일 중 86일만 출석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현재 서울시교육청은 이와 관련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 씨는 입학 및 출결 등에 특혜를 받아 논란이 됐던 이화여대에는 지난달 31일 자퇴를 신청했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