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채권시장 뒤흔든 '트럼플레이션' 공포

10년물 국채금리 0.05%P 급등...물가상승 베팅 상품에 자금 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정확대 정책이 촉발할 ‘트럼플레이션’ 전망이 고조되면서 미 채권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0.05%포인트 급등한 2.118%로 치솟았다. 이는 2011년 이후 최대폭 상승이다. 인플레이션 기대에 따라 금리가 변동하는 물가연동국채(TIPS) 금리는 전날 1.73%에서 이날 1.89%로 올랐다. 미 언론은 “물가연동국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폭발했다”고 전했다. 금융 데이터 전문업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이날 물가연동국채 상장지수펀드(ETF) 등 물가상승에 베팅하는 각종 금융상품에 14억5,000만달러의 자금이 몰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채와 물가연동국채에 자금이 몰리는 것은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고 공화당이 상하원을 장악하면서 정부 경제정책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됐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트럼프가 경기부양을 위해 감세와 재정지출 증가라는 정책을 조합할 것이라는 전망에 투자자들이 국채 투매에 나섰다는 것이다. 감세로 인한 세수감소에도 재정지출을 늘리려면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며 이는 국채 가격 하락(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채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시장에 쏟아부을 경우 인플레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물가연동국채의 인기가 치솟았다. 시장에서는 트럼프의 당선이 연준의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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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당시의 쌍둥이 적자가 트럼프 시대에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레이건 정부는 대대적인 감세와 군비지출 확대로 인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막대한 국채를 발행했다. 마틴 헤가티 블랙록 채권 매니저는 “트럼프의 감세 정책과 금융 및 노동시장 개혁은 장기적으로 인플레를 유발할 것”이라며 “정부의 국채발행 증가, 연준의 금리 인상, 인플레 예상 등과 맞물려 강세장(가격상승)을 유지하던 채권시장이 약세장으로 돌아서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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