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트럼프 리스크 한은 금리 동결] 롤러코스터 타는 외환시장

"트럼프 취임까지 예측 불허"

다시 불안정한 흐름 보여

주문실수 등 혼선 해프닝

네고물량까지 풀려 출렁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충격을 하루 만에 이겨낸 듯 보였던 외환시장이 다시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에 대한 우려는 일부 누그러졌지만 새 정부의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기저에 깔려 있는 탓이다. 가뜩이나 최순실 사태로 정국이 어지러운 국내시장은 환율 방향에 더욱 촉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이 같은 점을 인식한 듯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11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이 쏠림현상 등으로 과도하게 급변동할 경우 시장 안정화 차원에서 나서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은 출발 전부터 어수선했다. 개장 전 장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주문실수(딜미스·deal miss)가 나오면서 오전8시25분 원·달러 환율은 102원 급등한 1,261원을 찍었다. 주문이 당사자 합의로 취소돼 서울시장 개장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시장 관계자들은 10여분간 혼선을 빚는 등 해프닝을 겪었다. 이어 개장된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원10전 오른 1,162원70전에 거래를 시작했다. 트럼프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강달러에 탄력을 붙이면서 선진국 통화는 물론 신흥국 통화에 대해서도 전방위적인 강달러 흐름이 뚜렷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일의 달러화 강세는 다른 선진국 통화 대비 강세로 진행됐으나 오늘은 전방위 강세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양상이 달랐다”며 “미국의 경기부양과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환율은 오전11시16분께 전일 대비 18원65전 급등한 1,169원25전을 찍은 뒤 1,170원 앞에서 방향을 틀어 떨어지기 시작했다. 외환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대한 경계감이 시장을 주춤거리게 했고 비싼 값에 달러를 팔고자 기다리던 네고물량까지 풀렸기 때문이다. 결국 14원20전 오른 1,164원80전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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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트럼프 취임식까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다”는 푸념이 나온다. 전망도 제각각이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연초 원·달러 환율 수준(1,180~1,190원)을 감안하면 아직 많이 올랐다고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의 확장적 재정정책이 오히려 미국의 쌍둥이적자(경상적자+재정적자) 이슈로 번져 달러화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되레 달러 약세를 유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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