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 전문업체 한국2만기업연구소는 ‘키워드로 살펴본 임원 인사 트렌드 분석보고서’를 13일 내놓았다. 연구소가 설명한 ‘CRISIS’는 ‘Culture(조직문화 혁신)’ ‘Reprimand(문책성 인사 가능성)’ ‘International(유학파·외국인 다수 중용)’ ‘Slim(조직 슬림화)’ ‘Issue leader(이슈 리더 발탁)’ ‘Sixty power(1960년대생 임원 전성시대)’의 영어 머리글자를 딴 키워드다.
보고서는 내년에 대기업에서 자주 등장할 단어 중 하나로 ‘조직문화’를 꼽았다. 보고서는 “지속 가능한 기업 경쟁력을 갖기 위해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로 조직문화 혁신이 급부상했다”며 “최근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와 리콜 등 위기를 맞은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에서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번 연말 임원 인사에서는 문책성 인사의 폭이 다른 해보다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아울러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유학파와 외국인 임원 영입도 늘어날 것으로 연구소는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 상반기 기준 해외 유학파 임원은 285명으로 전체의 약 27%를 차지하고 있지만 내년 임원 인사에서는 이 비율이 30~35%까지 높아질 것으로 점쳐진다.
주요 대기업의 화두로 생존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임원 숫자는 지속해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내년 100대 기업 임원 수는 올해보다 3~5% 감축된 6,480~6,630명선이 될 것으로 연구소는 관측했다. 오일선 소장은 “내년 임원 자리가 200~350명 사라지게 되면 현장에 있는 직원은 올해보다 2,000~3,500명 정도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대기업 임원 인사에서 철저히 능력으로 평가되는 임원 등용 숫자가 늘어나고 특히 신사업 이슈를 가진 핵심인재들을 적극적으로 발탁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오 소장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이슈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를 찾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연말 인사에서는 최고경영자(CEO)급과 임원 모두 1960년대생의 파워가 막강해질 것으로 점쳐졌다. 젊은 오너가 등장하면 세대격차를 다소 줄일 수 있고 조직문화를 좀 더 역동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반 임원 중에는 1960년대생이 73% 이상을 점해 이미 주류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