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박근혜 대통령과 양자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청와대가 15일로 양자회담을 수용하면서 결국 야권 공조가 분열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국회 내 교섭단체를 구성하고 있는 여야 3당 중 새누리당뿐 아니라 야권 공조 대상인 국민의당 대표도 영수회담 대상에 포함하지 않는 형식을 추 대표가 선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과연 야권공조는 어떻게 하고 국민의 염려하는 대로 야권의 통일된 안이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떻게 됐든 국민의당은 촛불 민심에서 확인한 대로 박 대통령의 퇴진을 위해 모두가 단결하고 함께 나가자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양자회담은 지난 13일 당 중진 일부가 추 대표에 제안하면서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관석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국 현안이 시급할 때는 대통령과 제1 야당 대표가 만난 전례에 따른 것”이라며 “공조 체제일 뿐 당의 입장이 다르지 않느냐. (국민의당과도) 청와대가 연쇄 양자회담을 추진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추 대표가 국민의당을 제외한 이유에 대해 최근 공개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문자 논란 때문 아니겠느냐고 지적하고 있다. 언론 카메라에 포착된 박 비대위원장의 문자 메시지에는 이 새누리당 대표가 박 국민의당 위원장에게 ‘충성’을 언급한 과거 문자와 함께 지난 12일 두 대표 간 조찬 회동을 추진 한 사실이 알려졌다. 야 3당 공조체제에서 여권 수장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에 대해 박 국민의당 위원장이 밀실회담을 제안하는 등 공조를 먼저 깬 것은 국민의당이라는 추 대표의 불신이 이번 양자회담 성사 배경으로 지적되고 있는 대목이다. 윤 대변인은 “추 대표는 정확한 민심을 전달할 것”이라며 “대통령의 거취 등도 논의대상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더민주 지도부는 양자회담 메시지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검토 중인 것이라고 알려진 권한대행 체제 등을 수용할 지 여부에 대해서 논의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