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전자, 하만 9조에 인수] '삼성 전장' 단숨에 글로벌 선두로…JY, 스마트카에 명운 걸었다

하만, 스피커 1위 '오디오명가'

인포테인먼트·텔레매틱스도 '톱'

삼성 5G·올레드 등과 결합 땐

미래 자동차시장 혁신 이끌 듯



독일 고급 스포츠카 포르쉐와 슈퍼카 람보르기니, 이탈리아의 명차 페라리와 알파로메오, 영국의 롤스로이스와 독일의 벤틀리,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도요타와 폭스바겐, FCA, 지프, 재규어랜드로버의 공통점은 하만에서 만든 스피커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전 세계 자동차 브랜드 4곳 중 1곳은 스피커나 내비게이션 같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하만의 제품을 사용한다. 삼성전자가 미국 전장전문기업 하만을 인수한 이유 역시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전장사업은 이번 인수로 단숨에 시장 선도 기업으로 뛰어오르게 됐다.

하만은 스피커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JBL·하만카돈·마크레빈슨·AKG는 이미 국내 소비자들에게 익숙하다. 자동차 스피커 시장에서도 뱅앤드올룹슨(B&O)·바우어앤드윌킨스(B&W) 등의 브랜드를 통해 시장 점유율 41%로 1위를 기록 중이다. 미국·멕시코 등 10개국에 19개 거점을 보유하고 있고 직원 수는 약 3만명이다.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한 가장 큰 이유는 전장사업의 성장 가능성이다. 미래 자동차는 바퀴가 달린 거대한 컴퓨터로 평가 받는다. 지능화·네트워크화되고 자율주행 기능이 강화되면서 완성차 업체들은 개인화된 서비스, 각종 업무,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자동차 전장사업 부문은 지난해 450억달러에서 오는 2025년 약 1,00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LG전자나 현대모비스 등 주요 기업들이 전장 사업을 육성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만은 미래 자동차에 필요한 부분들을 사업 영역으로 모두 커버하고 있다. 스피커에서부터 내장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커넥티비티 세이프티, 보안 등으로 사실상 전장 사업 전 영역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하만의 인포테인먼트 시장 점유율 24%로 글로벌 시장 1위, 텔레매틱스는 점유율 10%로 세계 2위의 선도업체다. 하만이 자동차 업계의 큰 행사인 모터쇼와 가전 행사인 CES에 동시에 참여하는 몇 안 되는 부품사다. 하만은 특히 커넥티드카와 카오디오 사업은 연매출의 약 6배에 달하는 240억달러 규모의 수주잔액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자동차 전장 업계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만은 단순히 스피커 회사가 아니라 전장사업 분야 글로벌 선두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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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반도체와 차량에 들어가는 중소형 올레드 디스플레이에 더해 인포테인먼트·텔레매틱스 등의 글로벌 선두기업인 하만을 인수해 전장사업 분야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완성차 제작 경험이 없는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하게 됨에 따라 60년에 가까운 하만의 기술 노하우를 수혈한 것 역시 큰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완성차는 스마트폰이나 가전제품과 구조나 형태 자체가 다르고 안전과 직결되는 부분”이라며 “완성차 경험이 없는 삼성전자에는 약점이었지만 이를 보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5G통신과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인공지능(AI), 음성인식 등 부품 및 UX 기술과 모바일, CE 부문에서 축적한 소비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만의 전장사업 노하우와 결합함으로써 혁신적인 제품을 보다 빨리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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