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12월 결산법인 3분기 실적 살펴보니] 유가증권, 빅2 부진...매출↓이익↑ '불황형 흑자' 여전

매출 2.7% 줄고 영업익 5.4% 늘어

삼성 제외땐 영업익 16% 증가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의 실적부진에 3·4분기 유가증권 상장 기업들의 실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의 리콜 및 단종 파문과 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글로벌 업황 부진이 실적에 그대로 반영됐다. 다만 삼성전자를 제외한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88%나 늘어나 빅2를 제외한 기업들의 실적은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5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511개사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들 업체가 올 3·4분기 낸 매출액은 392조5,277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2.79% 줄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6.4% 줄어든 20조7,591억원에 그쳤다. 반면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4% 증가한 28조9,923억원을 기록했다. 올 1~9월까지 누적으로 봐도 매출 성장은 멈춘 반면 이익이 늘어나는 불황형 흑자 구조가 뚜렷하다. 3·4분기 누적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총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49% 줄어든 1,186조2,740억원이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1.67%, 10.79% 증가한 91조9,629억원, 68조3,671억원을 나타냈다.


이익 지표는 소폭 개선됐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7.3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8%포인트 좋아졌지만 순이익률은 5.29%로 0.20%포인트 낮아졌다. 기업이 1,000원짜리 상품을 팔아 남긴 영업이익은 약 74원에 순이익은 53원가량이라는 의미다. 개별 기업 순이익을 보면 적자기업 수보다 흑자기업 수가 3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 가능한 511개사의 연결기준 3·4분기 당기순이익을 분석한 결과 385개사(75.34%)가 흑자를 냈고 126개사(24.66%)가 적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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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는 흑자 전환한 서비스업, 운수창고업, 종이목재를 포함해 건설업(104%), 음식료품(52%) 등 7개 업종의 순이익이 늘었다. 반대로 전기가스업(74%), 비금속광물(70%) 등 9개 업종은 순이익이 줄었으며 기계업은 순손실을 지속했다. 금융업의 경우 은행업의 순이익이 47.9%나 늘었지만 증권업은 34.8%나 줄었다.

시장에서는 기대치에 못 미쳤다는 반응과 어느 정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공존한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파문에 실적을 대폭 하향조정했고 자동차산업도 세계 시장 전반의 성장성이 둔화하는 등 주력산업의 상황이 좋지 않다”면서도 “영업이익이 늘었다는 점에서 중립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반적으로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다”며 “2·4분기를 정점으로 실적 모멘텀이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시장에서는 불황형 흑자도 한계가 다가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경제 상황을 봤을 때 내년 상반기까지도 실적이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매출성장 없이 이익만 늘어나는 것도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며 “대내외 여건이 불안해지며 영업이익도 감소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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