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핫이슈] 하만 인수로 커넥티드카 시장 급변…삼성-현대차 동침하나

'하만 M&A' 삼성發 나비효과

삼성전자 음향 중심 인포테인먼트

현대차는 스마트카 부품·센서 집중

각각 주력 부문달라 협업 가능할 듯

삼성, 다음 M&A타깃은 섀시업체



삼성전자가 미국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업체인 하만을 인수하면서 미래차 관련 사업을 하는 국내 기업들의 합종연횡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 시스템 세계 1위 수준 경쟁력을 보유하게 된 삼성전자와 세계 5위 양산차 기업인 현대자동차그룹이 손을 잡을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두 그룹은 그동안 국내 양대 기업이면서도 협력 관계에서는 다소 소원한 상태였다.

국내에는 커넥티드카 등 미래차 사업을 하는 업체가 크게 3곳(삼성전자·LG전자·현대차그룹)이다. 주력 분야가 조금씩 다르다. 하만을 인수한 삼성전자는 음향 부문을 중심으로 한 인포테인먼트시스템(내비게이션·오디오·비디오)에서 파나소닉에 이어 세계 2위로 강력한 경쟁력을 가졌다. LG전자 역시 인포시스템을 공급하지만 텔레매틱스 시장에서 점유율 22%로 세계 1위다. 2위는 하만이다. LG전자는 최근 들어서는 GM 볼트 전기차에 구동 관련 부품 11종을 공급하는 등 친환경차용 구동축(모터·배터리팩)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독자적으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물론 커넥티드카, 각종 구동축 부품, 센서를 개발하고 있다. 커넥티드카 부문에서는 시스코와 함께 차량 네트워크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중국에는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한 빅데이터센터 설립을 발표했다. 미국에서는 아마존의 가상비서 서비스 알렉사를 활용 중이다. 현대모비스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나 텔레매틱스 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주력은 자율주행차의 기본이 되는 지능형안전시스템(ADAS) 등 구동 기계 부분이다.


현대차와 LG전자는 오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LG전자는 현대모비스와 함께 차세대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2018년 양산 예정인 현대기아차에 공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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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현대차와 삼성전자는 협업을 하지 않고 있는데 하만 인수 이후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대·기아차는 주요 차종 음향시스템에 이미 하만의 브랜드인 렉스콘과 JBL을 장착하고 있다. 음향 시스템은 자동차의 핵심 요소로 현대차와 삼성전자가 자연스럽게 거래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입장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현대모비스를 모두 부품사로 활용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삼성전자 역시 현대차라는 거대한 공급처를 확보하면 관련 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하만 인수로 오히려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협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쌍용차 체어맨을 타고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워치를 차는 상황에서 당장 협업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며 “삼성전자의 부품사 인수를 차 업계에서는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이 하만을 인수하면서 순수 부품사로 방향을 잡은 만큼 추가 인수합병(M&A)은 브레이크나 조향장치를 개발하는 섀시업체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만 인수에서 보여준 이 부회장의 자동차 부품 사업 의지를 고려하면 독일 콘티넨털, 독일 보쉬, 일본 덴소, 캐나다 마그나 등 4대 기업도 인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박사는 “전기차의 BYD, 전장의 하만, 섀시업체까지 더해진다면 부품사로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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