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대우건설 '감사 의견거절' 직전 대규모 공매도...악재성 정보 미리 샜나

금융당국·거래소, 미공개정보 활용 여부 조사

11일 공매도 119만주 폭증.. 상장 이후 최대치



외부감사인이 올 3·4분기 재무제표에 대해 ‘의견거절’을 표명했던 대우건설이 공시가 나오기 전에 대규모로 공매도 물량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9월 말 대규모 공매도가 나왔던 한미약품에 이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내부자 거래 의혹이 일고 있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 등은 불공정거래 여부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우건설의 공매도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나란히 상장 이래 최고인 119만5,385주, 83억5,457만원에 달했다. 공매도의 선행지표인 대차잔액 역시 이날 하루 동안에만 196만5,972주 늘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매도한 다음 주가가 내려가면 낮아진 가격에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얻는 투자기법이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공교롭게도 대우건설은 이러한 대규모 공매도가 발생한 다음 거래일인 14일 장 마감 후 공시한 3·4분기 분기보고서를 통해 외부감사인인 딜로이트안진이 ‘의견거절’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외부감사인의 의견거절이라는 악재성 정보를 미리 알고 공매도를 시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딜로이트안진은 검토보고서에서 “공사 수익, 미청구(초과청구) 공사, 확정계약자산(부채) 등 주요 사안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할 충분하고 적합한 증거를 제시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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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주가는 15일부터 17일까지 19% 급락했다. 17일 현재 대우건설의 주가는 5,470원이고 지난 11일 대규모 공매도 당시 평균 가격은 주당 6,989원이었다. 공매도 후 17일 종가에 주식을 되사서 갚으면 주당 1,519원의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의 공매도 대차잔액이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11일 갑자기 폭증했다”며 “평소보다 잔액이 많이 늘어난 점은 의심스러운 정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 등도 미공개정보 활용 여부 등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악재성 공시 직전에 대규모 공매도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기에 관련 자료를 분석하며 매매 성격을 파악하고 있다”며 “시일이 다소 걸리겠지만 엄격히 분석한 후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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