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최순실 게이트] 흔들리는 '벤처육성 플랜'

아이카이스트·고든미디어 등

특혜로 세워진 신기루 드러나

'성공신화' 까지 진정성 의심



“벤처 창업 지원은 아주 잘한 일”이라며 극찬을 받았던 박근혜 정부의 벤처육성제도가 최순실 관련 각종 의혹에 흔들리고 있다.

창조경제의 성공적인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일부 벤처기업들이 결국 ‘비선 실세’의 특혜로 세워진 신기루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벤처육성제도에 대한 진정성마저 의심을 받고 있다.


I사와 마찬가지로 현 정부 들어 창조경제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던 기업들은 하나같이 ‘대통령 시연→정부·민간 자금 투자 유치→정부·민간사업 수주’라는 단계를 거치며 성장해나갔다. 문제는 이 과정에 최씨 측근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의혹들이 곳곳에 발견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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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창조경제의 성공신화로 꼽히는 ‘아이카이스트’는 2013년 11월 박 대통령이 대덕특구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제품을 직접 시연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대형 터치스크린 기술과 교육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스마트 교육업체인 아이카이스트는 대통령 시연 이후 탄탄대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대통령 방문 이후 총리 등 창조경제 관련 고위 인사들이 본사를 찾아 힘을 실어줬고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가 방송광고 지원사업 명목으로 15억원을 지원하는 등 각종 투자도 이어졌다. 정부 지원이라는 막강한 후광을 얻은 아이카이스트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지원사업을 비롯해 중국과 중동은 물론 유엔과 사업협력 계약을 체결하는 등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올 초 김성진 대표가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170억원을 다른 용도로 사용한 혐의(특경법상 사기)로 검찰에 기소되면서 아이카이스트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특히 정윤회씨 동생인 정민회씨가 지난해 8월부터 올 6월까지 이 회사의 부사장을 지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성장배경에 각종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이 더욱 커졌다. 현재 검찰은 회사 자금이 정씨 측으로 흘러 들어갔는지를 수사 중이다.

가상현실(VR) 관련 업체인 고든미디어 역시 아이카이스트와 같은 길을 걸었다. 지난 3월 경기도 판교에서 열린 스타트업 캠퍼스 개소식에 참석한 박 대통령은 신생업체인 고든미디어 부스를 찾아 직접 VR 기기를 시연했다. 이 회사의 대표인 마행왕씨는 최씨의 아지트로 알려진 ‘존앤룩C&C’의 등기이사로 등재됐던 인물이다. 이후 고든미디어는 프랑스 한복 패션쇼, 청와대 사랑채 VR 프로젝트 등 정부 관련 사업을 연이어 수주했다. 대통령의 프랑스 순방 당시에는 프랑스 기업과 VR 콘텐츠 관련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이밖에 13대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문화창조벤처단지에 입주했고 문화체육관광부는 내년 예산에 VR 관련 191억원을 신규 편성하는 등 각종 특혜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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