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를 ‘싸구려’가 아닌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여기며 기꺼이 옷을 사게 하고, 창고형 대형마트 코스트코에서 물건을 사기 위해 역시 기꺼이 미리 연회비를 지급하게 하는 ‘성공하는 기업’은 해당 비즈니스 성격에 최적화된 특별한 모델을 갖고 있다. 아무리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도 거기에 최적화된 비즈니스 모델이 없다면 경쟁 기업에 금방 따라 잡히기 십상이다. 책은 개별 비즈니스에 맞는 혁신적인 모델을 만드는 사고법으로 ‘하이브리드 프레임(Hybrid Frame)’을 제시했다. 비즈니스에서 모델을 디자인한다는 것은 감성을 담당하는 우뇌와 이익 설계를 담당하는 좌뇌를 동시에 사용함을 의미한다. 말은 쉽지만 실제 업무에서 이처럼 하이브리드로 사고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은 우뇌와 좌뇌 중 어느 한쪽만을 사용한다. 고객의 용건을 기가 막히게 찾아내는 마케터나 이를 제품으로 구현하는 개발자는 주로 우뇌를 사용하며 일한다. 반면 숫자를 다루는 재무 담당자나 생산관리 담당자는 주로 좌뇌를 사용하며 일한다. ‘모델 MODEL’이 비즈니스 모델을 다루는 다른 책들과 차별화되는 지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책은 저자가 독창적으로 개발해낸 ‘하이브리드 프레임’을 사용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좌뇌와 우뇌 어느 한쪽만을 사용하며 일하는 사람들에게 양쪽 뇌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경영학적 툴을 제시해주는 것. 이 프레임은 이익과 고객가치를 양쪽에 두고 각각의 방향으로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라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완성된다.
또 책의 흥미로운 점은 바로 이러한 이야기를 소설로 풀어냈다는 것이다. 주인공인 스도는 무너져가는 스포츠화 회사의 마케터. 그는 사장으로부터 비즈니스 모델을 뜯어고치라는 특명을 받는다. 그는 고객가치 제안을 천재적으로 해왔던 전형적인 우뇌형 인간으로, 숫자를 다뤄 이익을 설계하는 좌뇌의 일에는 굉장히 미숙하다. 하지만 모델을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고객가치 제안과 이익 설계를 동시에 해야 하는 까닭에 그는 하이브리드 프레임으로 사고하는 법을 조금씩 익혀나가야만 하는데 이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게 읽힌다. 1만6,000원